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월드컵 개최국인 멕시코 티후아나에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의 깃발이 걸려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광고1986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이라크 축구팀의 팬 압둘라 아드난은 이달 미국 보스턴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조별경기 티켓을 구매했지만, 비자를 받지 못해 월드컵 경기를 보러 갈 수 없게 됐다. 지난 2월 말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미국은 지역 안보에 대한 우려로 이라크 내 영사 시스템을 중단했다. 아드난은 비자를 받기 위해 1800달러(약 280만원)를 쓰면서 인접국인 요르단까지 갔지만, 요르단 국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자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결국 비자 발급을 포기했다.아드난처럼 미국의 까다로운 비자 정책 탓에 세계 축제인 월드컵을 찾지 못하는 축구팬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7일(현지시각) 비비시(BBC) 방송이 미국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드컵 본선 진출국 48개국 중 11개국 국민의 비자 거부율이 40%를 넘었다.광고특히 에콰도르, 이집트, 아이티, 알제리, 우즈베키스탄, 카보베르데, 요르단, 이란, 콩고민주공화국, 가나, 세네갈 등 순서로 비자 거절률이 높았다. 이는 비즈니스 비자(B1)나 관광 비자(B2)의 평균 거절률인 34%보다 높다고 비비시는 분석했다.비자 면제국(42개국)이 아닌 국가의 사람들은 미국 입국을 위해 수수료 185달러(약 28만원)를 내고 비자 신청 뒤 대면 인터뷰를 해야 한다. 미 국무부는 “여행 후 미국을 떠날 의사 및 여행 경비 전액을 지불할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광고광고아이티, 이란,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4개국은 비자 발급이 금지됐거나 제한이 강화된 나라들이다. 줄리앙 쿠아디오 아도니스 코트디부아르 축구팀 팬은 “유럽의 어느 나라도 이런 종류의 제한을 받은 적이 없다”며 “본선 진출국 팬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는 월드컵 개최 자격을 얻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요르단도 사정은 비슷하다. 요르단에서는 2025년 9월 말까지 최근 1년 동안 미국 비자 신청 건수의 57%가 거부됐다고 한다. 요르단 축구팬 협회는 비비시에 “비자를 받은 요르단 팬은 단 1명”이라고 밝혔다. 아부 카스 요르단 축구팬 협회장은 “나조차 비자가 거부당하는데 누가 받아들여지겠냐”고 비판했다.광고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 티켓을 구입한 이들에 대해 비자 인터뷰 예약 시 우선권을 받을 수 있는 ‘패스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비자 승인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미국 보스턴에서 이민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셀린 아탈라는 “비자 시스템은 월드컵의 보이지 않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며 “FIFA는 티켓을 판매할 수 있지만, 비자 발급 여부는 미국 정부가 결정하고 실제로 입국할 수 있는지는 세관국경보호국이 결정한다”고 지적했다.곽진산 기자 kj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