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자신의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이날 미 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관련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AFP연합뉴스 광고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직후 처음으로, 미국 하원에서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할 수 없다’고 표명하는 전쟁 반대 결의안이 가결됐다. 비슷한 결의안 통과를 수차례 저지해 온 공화당에서 일부 의원들이 이탈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워싱턴포스트·폴리티코 등 보도를 보면, 3일(현지시각) 하원에서 전쟁 반대 결의안이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가결 처리됐다. 비슷한 여러 결의안이 지금껏 여러차례 상·하원 표결에 부쳐졌지만, 다수석을 차지한 공화당에서 줄곧 저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하원 표결에선 토머스 매시,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톰 배럿, 워렌 데이비슨 등 4명의 공화당 의원이 찬성 표를 던져, 결국 과반 가결이 이뤄졌다. 가결 직후 하원 회의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상원에서도 별도의 전쟁 반대 결의안이 지난달 상정 여부를 묻는 예비표결 문턱을 간신히 넘기고 본 표결을 앞둔 상황이었는데, 하원에서 먼저 가결에 성공한 것이다. 미국 언론은 지금껏 의회 승인 없이 치러져 온 전쟁에 3개월 여만에 처음으로 의회 차원의 제동을 건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번 결의안을 통해 실질적인 전쟁 저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상적으로 결의안 채택은 상 ·하원 모두가 동일한 결의안을 놓고 각각 투표해 과반을 넘긴 뒤 , 대통령이 서명 날인하면 법적 효력이 발효된 다 . 문제는 이번에 통과한 하원 결의안이 대통령 서명이 필요한 구속력 있는 ‘합동 결의안(Joint Resolution)’이 아닌, 의회 입장을 밝히는 ‘공동 결의안(Concurrent Resolution)’이라 는 점이다 .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없는 대신 ,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다 . 국방 관련 매체인 밀리터리닷컴은 백악관 관계자가 “이번 하원 공동결의안은 대통령 책상엔 올라갈 수 없다 . 설령 상원에서 통과된들 , 아무 법적 효력이 없다 ” 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 광고 반면 현재 상원에서 상정 상태인 별도의 전쟁 반대 결의안의 경우, 하원 결의안과 달리 법적 효력이 있는 ‘합동 결의안’이다. 그러나 아직 상정만 한 상태라서, 상원 본 표결을 먼저 통과한 뒤 이 결의안이 또다시 하원 표결을 거쳐야 한다. 양원 통과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거부권을 쓸 것이 확실시 된다. 의회가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하원 각각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의회 결의안을 통한 전쟁 저지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다. 이번 하원 표결은 이란 전쟁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돌린 여론과 함께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흔들리는 공화당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이번 표결은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 반대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줬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앞으로 백악관의 의회 내 영향력이 더욱 약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 와중에 존 코닌·빌 캐시디 상원의원,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 등을 향한 사실상의 ‘낙선 운동’을 펼쳐 공화당 의원들이 백악관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도 이탈표가 발생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광고광고 공화당 내 이탈 기류는 이미 의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백악관 연회장 건설 비용 등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예산 편성을 철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물가 등 민생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치성 예산안을 밀어붙일 경우 불 선거 역풍을 우려해서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약 18억달러(2조7500억원) 규모의 사법피해자를 위한 ‘무기화 방지 기금’ 역시 공화당 내에서 “정치 비자금으로 보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며 무산되는 분위기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