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준비 현황 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광고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4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과 탄핵으로 혼란과 분열이 극한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정책과 인사, 외교 등에서 진영을 가리지 않는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며 60% 중반대의 국정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는 실용주의는 인사에서 도드라진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하고, 한나라당 출신 권오을 전 의원을 국가보훈부 장관에, 국민의힘-개혁신당 출신 허은아 전 의원을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에 기용했다. 낙마하긴 했지만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는 보수진영 출신인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하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장관급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는 한나라당 출신 김성식 전 의원을 임명했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비이재명계 인사였던 박용진 전 의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기용했다. 이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박정희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려 시작해, 상당히 큰 성과를 거뒀던 운동”이라며 ‘진보의 금기’였다시피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기도 했다.광고 이 대통령은 경제, 노동 문제에서 좌우 경계에 얽매이지 않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 대통령은 ‘배임죄’에 대해 지난해 7월 “배임죄가 남용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점에 대해서도 제도적 개선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개선을 지시했다. 기업 규제에 대해서도 지난 4월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규제를 정리해 국제 표준에 맞추고, 첨단 기술·산업 분야에서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완화를 지시했다.광고광고 특히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 파업 국면에서 노동계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두둔하지 않았다. 소년공 출신인 그는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꾸준히 강조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임명하면서는 “산업재해를 줄이는 데 직을 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파업이 임박하자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면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며 강하게 타협을 압박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학과 교수는 27일 “중도·보수 진영에서는 이 대통령이 노동권을 더 중시할 것으로 봤는데, 예상과 달리 기업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을 균형 있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도 후보 시절엔 재생에너지 활용을 강조했지만 대통령 취임 뒤엔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탈원전 일변도 정책 대신 원전 병행으로 폭을 넓혔다.광고 외교 분야에서도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가 두드러졌다. 야당은 이 대통령이 반미·반일 외교 노선을 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실제는 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과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두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체결했다. 동시에 미국 내 반대 기류 속에서도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라는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네차례 회담하며 한-일 셔틀외교를 정착시켰다. 윤석열 정부 시절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국과의 관계도 회복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전체 생중계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부의 역할에 대한 효능감을 극대화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보안에 문제가 생긴다” “주식시장 등 경제에 미칠 여파가 크다”며 생중계에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밀어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국산 생리대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39% 비싸다”고 지적했는데, 이후 시장에선 ‘100원 생리대’가 출시됐다. 지난 2월엔 개학을 앞두고 비싼 교복 가격을 언급하며 “부모님의 ‘등골 브레이커’”라고 지적하면서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월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터진 뒤 정유사의 기름값 담합 의혹이 제기되자 “일벌백계”할 것을 주문했다. 5월에는 계곡 불법 시설물에 대해 “여름 전에 마지막 한개가 남을 때까지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두차례의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며 쌓은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가려운 곳을 짚어내며 명확한 지시를 내렸다. 보수층에서조차 ‘이재명이 일은 잘한다’는 평이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지난 1년이 ‘개인기’에 의존한 대목에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대통령만 도드라지면 부담감도 커지지만, 한편으론 정부 다른 (부처의) 기반이 부실해질 수 있다”며 “국정이 대통령 발언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장기적인 어젠다라든지 이런 부분은 다루기 쉽지 않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