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해 8월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광고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중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 자신들을 겨냥하는 ‘단검’(dagger)으로 보일 것이라는 인식을 밝혔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한-미 연합군의 ‘작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에 배치된 전력의 의미를 중국에 위해를 가하는 ‘흉기’라고 설명한 것이다. 미·중 정상이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구축해 가기로 합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왜 자꾸 중국을 자극하고 동맹을 불편하게 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강조한 대로 “한-미 동맹의 건강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라도 되도록 빨리 “전작권 환수를 차질 없이 신속히 진행”할 수밖에 없다.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22일 육군 전쟁대학이 주관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한국에 대해 “중국이 동해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게 한국으로, 아시아의 심장부에 있는 ‘단검’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일본은 그 뒤에 선 “방패(shield)이자 남중국해 등으로 확장하려 하는 그들(중국)의 야망을 막는 방어벽(backstop)”이라고 했다. 동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두 주요 동맹에 대해 중국 견제를 위해 각각 맡아야 할 역할을 지정한 셈이다.브런슨 사령관은 그동안 주한미군 혹은 한국이 감당해야 하는 ‘지정학적 역할’에 대해 “베이징에서 직선거리로 400~600㎞ 떨어진 유일한 부대”, “중·일 사이의 떠 있는 고정 항모”, “이미 제1열도선 안쪽에 배치된 전력”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설명해왔다. 앞선 말들과 ‘단검’ 발언을 묶어보면, 한국엔 중국의 심장부를 노릴 수 있는 공격적 역할, 일본엔 이를 뒷받침하며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하는 방어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보여주듯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8월 주한미군에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네트워크를 파괴할 능력을 갖춘 ‘다영역 작전부대’(MDTF)와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를 배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을 전초기지로 삼아 중국을 직접 타격하는 옵션을 확보해두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냉정히 말하면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한·일에 “적을 억제하고 제1열도선 방어에 필요한 역량을 구축하도록 촉구”한다(미국 국가안보전략)는 미국의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단검’과 ‘방패’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군인이 쓰기에 적절한 용어인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