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5·18민주화운동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동생 윤태원씨가 1980년 5월20일 쓴 일기 일부분. 5·18기록관 제공 광고‘나는 겁장이(겁쟁이)가 되어 있었다. 나는 비겁한 놈이 되어버렸다. 나는 비열한 놈이 되어었다.’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245 9층 기획전시실에서 내년 4월11일까지 열리는 5·18민중항쟁 46돌 기념전시 ‘시민일기: 가장 사적인 저항’ 전시물 중 윤태원(66)씨의 1980년 5월20일치 일기 일부분이다. 그는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1950∼1980)의 친동생이다. 2021년 아버지 윤석동(1927∼2019)씨와 윤상원의 일기가 나란히 책으로 출간된 적은 있지만 태원씨의 일기가 공개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원씨의 일기는 1980년 5월의 혼란스런 정세와 항쟁에 대한 소회, 계엄군의 총탄에 산화한 형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온다. 당시 태원씨는 광주 임곡동 집을 떠나 윤상원과 함께 들불야학이 있던 광천시민아파트에 머물고 있었다. 광고 1980년 5월16일 광주 금남로에서 3일째 열린 민족민주화 대성회를 목격한 그는 ‘민족 민주화 횃불 대행진을 거행하면서 활활 타오르는 붉은 빛은 온누리에 어둠을 소멸시키고 우리 국민이 민주화를 처절하리만큼 절규하고 열망하는 모습을 가장 단적으로 나타내줬다’고 벅찬 마음을 담았다. 5월18일 항쟁이 시작한 뒤에는 공수부대의 만행을 주로 담고 있다.광고광고 ‘온통 도심가엔 최루탄과 악독 가스가 난무하고 계엄군이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학생들과의 충돌로 인해 많은 사람이 부상을 당했다.’(18일) ‘금남로와 충장로 중심가에서 극악무도한 공수부대들이 젊은 남녀들을 잡아다 구타하고 대검으로 찌르고 총으로 후려갈기며 수많은 학생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다.’(19일)광고 20일에는 공수부대에 저항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그는 ‘우리의 민주투사들이 죽어가고 비명을 지르면서까지 민주화를 외쳤는데도 나는 공수부대가 무서워 감히 밖에 뛰쳐나가지도 못하고 방 안에서 답답한 마음으로 움츠려 있을 뿐이었다’고 적었다. 태원씨는 다음날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를 목격한 뒤 김상집(71) 윤상원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따라 전남대 스쿨버스를 가지러 가고 투사회보를 배포하는 등 본격적으로 항쟁에 동참했다. 윤태원(맨 왼쪽)씨가 2017년 들불야학이 있었던 광주 광천시민아파트를 살펴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23일에는 자녀들을 걱정하는 부모님 이야기가 담겼다. 윤석동씨는 매일 저녁 아들 상원이 당시 머물고 있던 광천동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곤 했다. 이날 시외전화가 되지 않자 윤석동씨는 걸어서 광주 하남으로 향했고 간신히 전화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5월26일에는 형의 안부를 물으러 도청에 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임곡동 집으로 돌아가던 중 불심검문에 걸렸다. 간신히 풀려난 그는 ‘이놈의 세상 더럽게 되어가는구나’라는 푸념만 되살아난다고 밝혔다. 윤상원은 5월27일 최후의 항쟁 때 숨진 뒤 다음날 망월시립묘역에 성명불상자로 가매장됐으나 가족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태원씨의 일기에는 ‘큰형의 소식을 알 길이 없어 아버지가 광주에 다녀오셨다. 그러나 불길한 소식만을 듣고 오셔서 온 집안은 비통에 휩싸였다’(29일), ‘우리집의 횃불이요 나의 장래에 등대불 역할을 하시던 형님께옵서 소식이 없다’(6월1일), ‘수학책을 잡고 지깔겨(뒤적여) 보아도 엉터리답만 나오고 영어책을 봐도 입안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6월3일)고 쓰여 있다. 광고 가족들이 망월동묘역에서 윤상원의 주검을 확인한 6월22일치 일기에는 ‘아버님의 수축하고 여윈 얼굴을 뵙기가 몹시 괴로웠다. 자식이 무언지 이렇게 고통의 나날 속에서 생활해야 하는 부모님’이라고 적었다. 김호균 5·18기록관장은 “평범한 이웃들이 써 내려 간 문장들이 모여 강력한 역사적 증거가 됐다”며 “이번 전시는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의 기록을 통해 오늘날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동생 태원씨 일기 첫 공개
‘나는 겁장이(겁쟁이)가 되어 있었다. 나는 비겁한 놈이 되어버렸다. 나는 비열한 놈이 되어었다.’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245 9층 기획전시실에서 내년 4월11일까지 열리는 5·18민중항쟁 46돌 기념전시 ‘시민일기: 가장 사적인 저항’ 전시물 중 윤태원(66)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