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한겨레·세이브더칠드런 공동기획‘영유아 학대 대응 방안 마련 좌담회’0~2살 학대는 생명까지 위협학대 영향력 성인기로 이어져양육자의 정서·경제적 문제 원인건강검진 통한 위기감지·지원 필요학대 발굴 위한 가정방문 등 정책현장과 예산·법제화와도 연결돼야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5월21일 서울스퀘어 대회의실에서 ‘보이지 않는 위험: 영유아 학대 발견을 넘어 조기 개입으로’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어 영유아 학대 예방과 조기 개입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광고생후 133일. 지난해 전남 여수에서 학대로 목숨을 잃은 영아가 세상에 있었던 시간이다. 스스로 위험을 알릴 수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던 아이는 사회의 보호망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영유아 학대는 가정 안에서 발생하는데다 상당수가 사고사나 자연사로 처리돼 실태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국내 아동학대 조기발견율은 아동 1천명당 3.64명(2023년 기준)으로, 미국(77명)과 오스트레일리아(117명)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더욱 낮은 수준이다.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5월21일 서울스퀘어 대회의실에서 ‘보이지 않는 위험: 영유아 학대 발견을 넘어 조기 개입으로’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좌장)를 비롯해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정신의학 교수·인천스마일센터장, 정보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사회복지사, 강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김지혜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모여 어떻게 하면 위험 신호를 더 일찍 발견하고 더 많은 가정에 지원을 연결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렸했다.소병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부모 개인의 어려움을 방치하지 않고 위기가정을 조기에 발견해 지역사회와 공공이 함께 지원하는 체계를 만드는 일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라며 “이번 좌담회가 영유아 학대 예방과 조기 개입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광고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정신의학 교수·인천스마일센터장은 “영유아기에 경험하는 학대는 일시적인 상처가 아니라 인간의 뇌 발달의 궤적 자체를 바꾸는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영유아기는 학대에 가장 취약한 시기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정신의학 교수·인천스마일센터장은 영유아기가 뇌 발달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동시에 학대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짚으며 발제를 열었다. 특히 0~2살은 학대가 생명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학대의 영향력이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배 교수는 양육자의 정서적 불안, 경제적 취약성, 사회적 고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뿐 아니라 검진에서 누락되는 가정까지 포괄하는 보편적 보호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보람 서울대병원 의료사회복지사는 “위기 감지부터 선제적 지원과 보호로 이어지는 통합 네트워크와 정보공유 체계가 필요하다. 의료사회복지 인력 확충과 의료진을 보호하는 신고체계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정보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사회복지사는 2021년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 지정 이후 기관 간 협력이 강화된 성과를 소개하면서도, 보호자의 서비스 거부·반복 개입 피로·정보 공유 한계 등으로 실질적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을 공유했다. 의료진의 신고 부담, 의료사회복지사 인력 부족, 파편화된 정보 체계도 과제로 남아 있다. 정보람 의료사회복지사는 위기 감지부터 선제적 지원과 보호로 이어지는 통합 네트워크와 정보공유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산부인과·신생아실·신생아 집중 치료실(NICU) 등 양육자를 가장 빠르게 만나는 접점에서부터 양육 지원 안내와 연계가 이루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광고광고강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가정 방문을 부모와 아이의 건강한 삶을 위한 사회적 규범으로 정착시키고, 산모를 존엄한 주체로 존중하는 신뢰 기반 서비스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감시 아닌 지원 서비스 산모 우울 줄여강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생애초기건강관리사업과 서울아기건강첫걸음사업의 성과와 확산 필요성을 공유했다. 두 사업은 임신 기간부터 아동 24개월까지 보건소 간호사·사회복지사가 가정을 직접 방문해 양육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산모 우울을 약 45%, 자살 생각을 약 50% 감소시키는 효과가 지역사회 무작위대조시험으로 확인됐다.사업의 핵심은 산모를 양육의 주체로 세우는 ‘가족 파트너십 모델’이다. 강 교수는 해당 서비스의 효과를 공유하면서도, 이를 아동학대 예방 프로그램으로 규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감시나 학대 발견 중심으로 접근하면 산모의 수용성과 사업 지속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광고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출생 초기 공적 방문과 지원 연계는 선택이 아니라 아동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국가의 기본 책무다”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국가 차원 보편 방문 제도화 필요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영유아기가 공적 기관과의 접촉이 거의 없어 국가가 먼저 가정을 찾아가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드림스타트는 취약계층 선별을 전제해 낙인 효과와 접촉 한계가 있고, 보건소 산모·신생아 방문 사업은 건강관리 목적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일본은 생후 4개월 이내 모든 출생 가정을 방문하고, 미국은 안정적인 재원과 전문 인력으로 신청 가정을 대상으로 한 가정 방문 서비스를 운영한다. 허 연구관은 보편방문(1단계)으로 넓은 접촉면을 확보하고, 지원이 필요한 신호가 확인된 가정에 집중 서비스를 연계하는(2단계) 한국형 2단계 설계를 제안했다.김지혜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세상과 고립된 방 안에서 무기력했던 양육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정기적으로 찾아와 진심으로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 주었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김지혜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세이브더칠드런 ‘양육 첫걸음 지원사업’ 효과성 연구를 발표했다. 빈곤·주거 불안·사회적 고립 등 복합 위기에 놓인 위기임산부 가정 48곳을 가정 방문으로 밀착 지원한 결과, 양육자는 월령에 맞는 양육 방식을 익혔으며 단절된 지지 체계가 회복되기도 했다. 낙인감·초기 경계심·민간 예산 한계는 과제로 남았으나, “양육세이버의 공감과 지지 같은 관계적 접근이 위기 가정을 지탱하는 핵심 힘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현장에서 확인한 가장 중요한 사실이었다.위험신호 조기 연결 체계 필요이날 좌담회에서는 양육자를 지원하고 위험 신호를 조기에 연결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이 핵심적으로 논의됐다. 의료기관·지방자치단체·복지기관·아동보호체계 등이 각각의 사업 안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지원망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좌장을 맡은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영유아 학대가 여전히 ‘드러나지 못하고 쉽게 발굴되지 못하는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생애초기건강관리사업, 드림스타트, 위기임산부 지원 등 관련 사업은 이미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 부처 체계 안에서 작동하다 보니 현장에서의 연계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광고허민숙 연구관은 복합적 어려움을 가진 가정일수록 제도에도 닿기 어려운 현실을 짚으며 “법과 행정, 현장 집행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승민 교수는 기관까지 오지 못하는 가정이 더 큰 위험에 놓여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전문가 집단과 연계한 슈퍼비전·자문체계 마련과 의료인의 신고 절차 개선을 제안했다. 정보람 의료사회복지사는 “제도와 서비스가 없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현장의 기본 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생애초기건강관리사업 관련 자료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개별정책 조정 컨트롤타워 필요해강영호 교수는 국민행복카드 신청 과정과 생애초기건강관리사업 신청을 연계하면 즉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실용적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신고는 처벌의 시작이 아니라 양육자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혜 교수는 “보편적 가정방문을 확대하려면 충분한 인력을 마련하는 것뿐 아니라, 방문 인력이 전문성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정익중 교수는 정책과 현장, 부처와 부처, 법과 예산 사이의 연결을 핵심 과제로 정리하며,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이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을 넘어 아동·청소년 정책 전반을 연결하고 조정하는 컨트롤타워로 기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이번 좌담회는 개별 정책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영유아 보호체계를 어떻게 연결하고 조정할 것인가라는 거버넌스의 문제까지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사업들의 연결, 지원 중심의 가정 방문 설계, 처벌보다 예방을 앞세우는 인식 전환 등의 변화가 이뤄질 때, 보이지 않는 위험에 처한 아이들이 더 많이 제때 발견되고 지원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24개월 이하 아이를 둔 모든 가정을 방문하여 아기들의 안녕을 살피고, 사회·경제적으로 고립된 가정에는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가정방문서비스 법제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박은아 객원기자
영유아 학대 예방…‘발견’ 넘어 ‘지원과 연결’ 체계로
생후 133일. 지난해 전남 여수에서 학대로 목숨을 잃은 영아가 세상에 있었던 시간이다. 스스로 위험을 알릴 수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던 아이는 사회의 보호망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영유아 학대는 가정 안에서 발생하는데다 상당수가 사고사나 자연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