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광고안선희 요즘 한국 사람들은 만나면 두가지 이야기밖에 하지 않는다. 하나는 주가,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 성과급이다. 둘 모두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익의 결과다. 지금의 반도체 호황이 과거처럼 2~3년 안에 끝날지,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사이클 산업’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나 ‘끝없는 호황’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는 현재로선 판단하기 힘들다. 분명한 건, 설사 짧은 붐에 그친다 하더라도 그동안 벌어들일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내다보는 두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500조원, 내년 전망치는 700조원 정도다. 30년 넘게 자본시장을 지켜본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한국 경제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번 적이 없다”며 “이 돈이 본격적으로 풀릴 때 과연 우리 경제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1년 만에 2000대에서 7000대로 뛰어오른 코스피 지수, 한 해 6억원의 성과급을 주장하는 노조 등 난생처음 보는 풍경들 앞에서 모두가 허둥대고 있다. 정부 또한 전례 없는 숙제를 받아 들었다. 바로 법인세를 중심으로 급증할 세수를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인공지능 관련 기업의 초과이윤을 사회가 얼마나 환수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은 조금 나중으로 미루자. 지금은 현행 법인세율(최고 25%)에 따라 정부에 들어올 법인세 수입을 말하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8월, 올해 예산안을 짤 때는 지금 같은 반도체 호황을 예상하지 못한 탓에, 올해 초과세수(정부 추계보다 더 들어오는 세수)가 최소 40조~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중 25조원은 지난 3월 ‘전쟁 추경’ 편성에 이미 썼다. 나머지로는 하반기에 2차 추경을 편성할 수도, 국채(나랏빚)를 줄이는 데 쓸 수도 있다.광고 정부 고민은 내년 예산안 편성에서 본격화할 것이다. 삼성전자,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법인세만 예년보다 최소 100조원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초 두 회사 성과급이 지급되면 소득세 수입, 증시 호조가 계속될 경우 증권거래세 수입도 늘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25~2029년 중기재정전망’에서 2027년 국세 수입을 412조원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100조~150조원 정도가 더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초과세수’는 아니다. 내년 예산안을 짤 때 세수 증가 규모를 정확하게 추계하면 되기 때문이다. 편의상 이를 ‘급증세수’라고 하자. 두 회사의 호황이 2028년 정도까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이런 급증세수는 (2028년 하반기 이익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하는) 2029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세수 슈퍼사이클’이라고 이를 만하다. 정부는 8월 말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해야 한다. ‘늘어난 세수를 어디에 쓸 것인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발등의 불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른바 ‘국민배당금’ 논란을 일으킨 페이스북 글은 결국 이 질문으로 요약된다.광고광고 정부에는 두가지 큰 선택지가 있다. 재정지출을 늘리는 방향과 국가채무를 줄이는 방향이다. 중기재정전망에서 정부는 내년 재정지출 규모를 764조원으로 계획했다. 재정수입이 이에 못 미치기 때문에 국채를 117조원어치 신규 발행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로 재정지출 규모를 늘릴 수도 있고, 국채 발행을 줄일 수도 있다. 두 군데 나눠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재정지출을 늘린다면 어떤 사업에, 어떤 집단을 위해 써야 할까. 김용범 실장은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인공지능 시대 전환 교육 계좌 등 다섯가지를 예로 제시했다. 챗지피티를 만든 오픈에이아이는 ‘공공 부 펀드’, 미국 버지니아대의 앤톤 코리넥, 리 록우드 교수는 ‘국부 펀드’를 만들어,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국민들에게 돌려주자고 제안했다. 이정동 서울대 공대 교수의 ‘청년 첫 경력 보장제’(모든 청년에게 졸업 뒤 1~2년 안에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도)나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생애계좌 제도’(1~2년 동안 중위소득의 일정 수준을 보장해 직업훈련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제도) 같은 아이디어에 쓰는 방안은 어떨까.광고 백가쟁명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직시해야 할 현실은 ‘반도체 파티’가 벌어진 뒤편에서 양극화와 청년실업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받아든 ‘반도체 잭팟’이 이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지 못한다면, 값비싼 파티 청구서가 날아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논설위원실장 shan@hani.co.kr
정부가 받아든 ‘반도체 잭팟’, 어디에 써야 할까 [안선희 칼럼]
안선희 요즘 한국 사람들은 만나면 두가지 이야기밖에 하지 않는다. 하나는 주가,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 성과급이다. 둘 모두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익의 결과다. 지금의 반도체 호황이 과거처럼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