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광고2000억달러 대미 투자금 회수 안전판 중 하나로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상위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이 있다. 이 법인은 1호, 2호, 3호 등 개별 프로젝트마다 설립된 법인에서 나오는 수익을 모두 합쳐 관리한다.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 이익으로 한국이 투자한 전체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지난해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합의 과정에서 우리 정부 요구로 들어간 내용인데, 최근 미국이 이 합의를 엎어버린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정부도 이를 사실상 수용하면서 대형 원전 건설이나 알래스카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등 사업성이 불투명한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 부담을 우리가 그대로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미 투자 원칙인 상업적 합리성을 흔드는 것이어서, 국회 보고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여권 관계자는 “한미 양해각서는 우산형 SPV 방식으로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로 했는데, 지난 7일 열린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투자운영위)에서 프로젝트별 SPV 방식으로 수익을 정산하는 것으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투자운영위는 대미 투자(2000억달러) 재원인 한미전략투자기금의 조성·관리·운용 등을 심의·의결한다. 이 기금이 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1호 프로젝트 후보), 대형 원전 8기 건설(2호 프로젝트 검토), 알래스카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3호 프로젝트 검토) 등에 각각 투자되는 구조다. 애초 양국은 1∼3호 사업을 담당하는 프로젝트별 SPV가 만들어지면, 상위 투자 SPV가 투자기금을 각각 조달해 주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모두 거둬가기로 합의했다. 특정 사업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난 이익으로 한국이 투자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런 구조를 미국이 거부하면서 사업별로 수익과 손실을 따로 정산하는 방안이 의결된 것이다.대미 투자 협상 내용을 잘 아는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자신들이 합의했던 이 방식에 난색을 보이며 없애려 했다. 결국 양해각서 합의 정신과 문구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우리 쪽 노력으로 우산형 구조는 살려뒀지만, 실제 수익·손실 배분은 개별 프로젝트별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은 투자 SPV를 통하지만, 투자로 발생하는 수익 배분이나 손실 부담은 프로젝트별 SPV에서 하게 된다는 취지다. 그는 “국민 세금을 좀 더 두텁게 보호하는 장치였는데, (투자금 회수에서) 불리하게 된 것은 맞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추가로 안전장치를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양해각서에서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사업 진척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자금을 집행하는 안전장치 등을 둔 바 있다.광고‘우산형 SPV’ 방식은 ‘상업적 합리성’ 문구와 함께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어렵게 받아낸 대미 투자 핵심 안전장치다. 대미 투자 방식으로 손익 상쇄가 어려운 프로젝트별 SPV 방식을 합의한 일본과 달리 유연하게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14일 청와대와 백악관은 양국이 합의한 양해각서와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양해각서는 ‘미국은 투자 SPV를 설립하고, 한국은 자금을 투자 SPV에 조달한다’(13조), ‘미국은 투자에서 발생하는 모든 자유현금흐름이 양해각서에 따라 분배되도록 한다. 해당 프로젝트 SPV는 다시 투자 SPV에 분배해야 한다’(14조)고 규정한다. 당시 산업통상부는 “투자 SPV는 모든 프로젝트 SPV의 수익을 모아서 한국이 투자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다. 즉 위험을 통합 관리하는 리스크 풀링(risk-pooling) 구조로, 설령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성공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 보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생돈’을 뜯기는 것이 아니라 최종 안전판까지 둔 회수 가능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양해각서 공개 뒤 김용범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협상 과정을 두고 “을사늑약은 저리 가라 할 정도”라고 했고,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미국은 한 푼도 돈을 안 내는데 수익 배분은 5대5로 돼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등 작심발언을 한 바 있다.최근 협상 내용을 아는 관계자는 “미국은 양해각서 합의만 해놓고 실제 투자는 마음대로 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적이고 일방적 협상이지만 경제적 수익만이 아닌 안보를 포함한 하나의 패키지로 봐야 한다. 조금도 손해 봐서는 안 된다는 태도보다는 미국과 주고받는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볼 필요도 있다”고 했다. 양해각서의 투자 SPV 취지와 문구를 지켜낸 것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대미 투자는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앞으로 수조원씩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논란이 있을 때마다 합의의 기본원칙을 강조하며 협상을 할 수 있다”고 했다.광고광고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투자운영위의) 의결은 현재 협상 상황을 국회에 보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리스크 풀링의 장단점이 있어서 미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한편 우리 정부가 이달 안으로 22억달러 이상의 첫 대미 투자금 송금을 추진하는 것도 양해각서 내용과 상충한다. 양해각서는 미국의 투자처 선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최소 45영업일이 경과한 뒤에 투자금을 납입하기로 했다. 아직 국내 투자 심의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송금 일정부터 먼저 나온 셈이다. 오는 11월3일 열리는 미 중간선거 전에 미국땅에 한국돈이 들어오는 모양새를 트럼프 행정부가 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광고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단독] 미국, 한국 2천억달러 대미투자 ‘최종 안전판’ 깼다
2000억달러 대미 투자금 회수 안전판 중 하나로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상위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이 있다. 이 법인은 1호, 2호, 3호 등 개별 프로젝트마다 설립된 법인에서 나오는 수익을 모두 합쳐 관리한다.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