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아름다운 밤을 알려 줄게 l 마일리 도프렌 글, 파니 뒤카세 그림, 이세진 옮김, 국민서관, 1만5000원광고세상에 내 목소리를 들어주는 이는 단 한명도 없는 듯한 밤이 있다. 무서운 꿈을 꾸고 땀을 흘리며 깨어났더니 곁에 누구도 없는 밤, 익숙한 어둠이 시커멓게 번뜩이는 밤, 어둠 속의 무엇인가가 끝없이 말 걸어오는 밤. 어른이 되어도 그런 밤은 있다.밤을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을 것 같은 녀석도 밤을 두려워한다는 걸 안다면, 어린이들에게 조금은 용기가 생길 것 같다. 이를테면 박쥐. 박쥐야말로 바로 그 시커먼 어둠 속에서 우리의 꿈을 덮칠 것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그런 박쥐가 만약 밤을 두려워한다면?밤을 무서워해 놀림 받는 꼬마 박쥐 셀레스틴은 바깥을 배회하다 어느 밤 로즈 할머니의 침실에 펄럭이며 날아든다. 가족을 둥지에서 떠나보내고 혼자 잠드는 로즈는 셀레스틴에게 밤이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인지 알려주기 위해 함께 길을 나선다. 셀레스틴은 로즈를 통해 배우게 된다. “부서진 햇살과 짓이긴 개양귀비 냄새”가 나는 밤을, “새끼들을 찾는 뾰족뒤쥐 냄새”가 나는 밤을….광고너무 어두워 차마 디딜 엄두가 나지 않던 정원에서는 별처럼 빛나는 반딧불이를 만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반딧불이를 닮은 별들이 땅을 향해 다정하게 미소 짓고 있다. 새 친구 로즈와 함께하는 밤은 더 이상 꼬마 박쥐에게 두려운 시간이 아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셀레스틴은 알게 된다. 로즈에겐 “쓸모없는 사람”처럼 여겨지는 낮이 더 두려운 시간이라는 걸 말이다.세네갈 출신으로,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활동한 작가가 쓴 책의 원제는 ‘로즈와 셀레스틴’이다. 밤의 아름다움 그 자체보단, 둘의 관계에 방점을 찍은 듯하다. 로즈와 셀레스틴은 둘 다 세상에서 ‘무용한’ 존재로 여겨진다. 그러나 서로를 만나 외로움 대신 위로를, 두려움 대신 아름다움을 나눈다. 모든 세대를 위한 그림책에 가깝지만, 어린이들에겐 위로를 넘어 낯선 존재와 장소, 시간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도록 안내한다.광고광고책을 읽고 나면 밤은 더 이상 그전에 알던 밤이 아니다. 귀여운 꼬마 박쥐가 바들바들 떨며 날아드는 밤, 다정한 할머니가 포근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밤, 낮엔 맡을 수 없던 향기와 생명의 소리가 가득한 밤으로 다가올 것이다. 삶의 아름다운 면들을 알려 주는 이런 책들이야말로,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유년기의 축복이라고 할 만하다.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밤이 무서운 박쥐와 낮이 두려운 할머니 [.txt]
세상에 내 목소리를 들어주는 이는 단 한명도 없는 듯한 밤이 있다. 무서운 꿈을 꾸고 땀을 흘리며 깨어났더니 곁에 누구도 없는 밤, 익숙한 어둠이 시커멓게 번뜩이는 밤, 어둠 속의 무엇인가가 끝없이 말 걸어오는 밤. 어른이 되어도 그런 밤은 있다. 밤을 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