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2026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연례 심포지엄] 연내 제정 예정 ‘디지털헬스케어법’ 의의파편화된 보건의료 데이터 ‘안전 연결’의학 연구 고도화 체계적으로 뒷받침환자의 ‘의료정보 전송요구권’ 도입은‘의료정보 실질 통제권’ 돌려주는 의미2022년 처음 발의된 이후 수년간 난항을 겪어온 디지털헬스케어법이 연내 제정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023년 9월 디지털 기반 보건의료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헬스케어법 토론회’ 모습. 보건복지부 제공광고2022년 처음 발의된 이후 수년간 난항을 겪었던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 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디지털헬스케어법)이 연내 제정을 앞두고 있다.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보건의료 정보를 활용하는 활동인 디지털 헬스케어는 단순히 첨단 기술을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파편화된 보건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기반을 다지고 지역·필수·공공의료 현장과 의학 연구 고도화, 관련 산업 생태계 육성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한다.김민정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단순히 인공지능(AI)이나 디지털 기술을 의료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 정보를 기반으로 예방·진단·치료·건강관리·연구개발 전반을 혁신하는 체계”라며 “디지털 헬스케어의 성패는 기술 자체뿐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의료정보 인프라를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국내 보건의료 데이터는 의료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자체 및 의료법, 생명윤리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분절됐던 탓에 상호운용성과 활용성이 저해됐다. 김재선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건강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별도 동의가 필요하고, 인공지능기본법에서도 고영향 AI로 분류될 만큼 민감성이 높다”며 “일반법만으로는 보건의료 데이터가 안전하게 흐르도록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 특화하여 활용과 보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법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법안의 핵심축 중 하나는 환자의 ‘의료정보 전송요구권’ 도입이다. 환자가 자신의 진료·검사·조제 기록을 다른 의료기관이나 건강관리 기업으로 안전하게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환자가 자신의 건강정보에 쉽게 접근해 진료와 건강관리에 활용하도록 의료정보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정부가 구축 중인 보건의료 데이터 전송·중계 체계인 ‘건강정보 고속도로’와 ‘나의 건강기록’(PHR) 등도 명확한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광고이는 동시에 초고령사회 의료 문제에 대비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향후 10~15년 뒤 1인가구와 고령 환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종이 서류를 직접 들고 병원을 옮겨 다니는 방식의 진료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전송요구권 도입은 통제권을 규정하는 첫걸음일 뿐 소유권과 가치 배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보화실장(핵의학과 교수)은 “병원 내 환자 데이터가 ‘환자의 것인가, 작성한 의사의 것인가, 관리하는 병원의 것인가’에 대한 개념 정립과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논의 단계”라며 “의료 데이터를 생성·관리하는 의료기관의 비용 부담과 노하우를 인정하면서도 환자의 권리는 침해하지 않는 제도 설계가 수반돼야 하기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디지털헬스케어법의 안착을 위한 후속 노력 역시 절실하다. 김 교수는 “의료 디지털 전환에는 기존 산업과 새로운 산업 간의 이해관계 충돌, 입장에 대한 이해 부족, 데이터 오남용에 대한 불안함이 존재한다”며 “정부는 안전성이 담보된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산업계와 의료기관은 환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되 데이터 활용의 가치를 인정하는 균형 잡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의료정보의 흐름 체계를 통제하는 신호등인 보건의료 데이터 표준화는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이를 의료기관 현장에 적용해 실제 데이터가 흘러가게 할 때 과거 초고속망 설치가 아이티(IT) 강국을 만들었듯이 데이터 표준화가 디지털 헬스케어 강국을 만들 것”이라며 “이때 가장 강력한 동인은 결국 의료비 청구이기에 향후 과제는 정립된 보건의료 데이터 표준화에 맞춰 심평원의 의료비 청구 코드인 전자문서교환(EDI) 체계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광고광고정부 역시 환자·시민단체, 의료계, 학계, 산업계가 참여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위원회’를 운영해 이에 대응할 예정이다. 김 과장은 “보건의료 정보가 ‘보호 때문에 활용되지 못하는 정보’도, ‘활용을 위해 보호를 포기하는 정보’도 아닌, 국민의 신뢰 속에서 안전하게 활용되어 건강 증진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