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지난해 9월18~1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5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연례 심포지엄’에서 염민섭 한국보건의료정보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심포지엄에선 인공 지능(AI)과 보건의료 데이터 융합이 가져올 혁신을 활용해 어떻게 국민 건강을 증진할지 폭넓게 논의했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제공광고“2026년 의료의 패러다임은 사람이 지시하는 인공지능(AI)에서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하는 AI로 넘어갈 것이다.”아슈칸 아프카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매니징디렉터 겸 시니어파트너는 지난해 12월 발간된 보고서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AI가 진료기록을 요약하는 수준을 넘어 환자의 정보를 종합해 질병 위험과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로 발전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AI도 데이터가 부실하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보고서 역시 AI 기반 의료의 미래가 “알고리즘뿐 아니라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 생태계의 완전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광고한국보건의료정보원 연례 심포지엄 주요 발표자한국 의료의 약점도 데이터 부족보다 단절에 있다. 국내 의료기관에는 진료기록과 영상·검사 결과, 건강검진 자료가 방대하게 쌓여 있다. 그러나 이 정보들은 의료기관과 공공기관, 개별 사업 안에 흩어져 있다. 병원마다 전자의무기록(EMR)의 형식과 용어가 달라 같은 질환이나 검사 결과인데도 서로 다른 코드와 표현으로 기록되기도 한다. 기준이 제각각인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면 같은 정보를 다르게 해석하거나 편향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정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하 의정원)이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플랫폼과 디지털 의료정보교류시스템, 의료데이터 표준화, 공공의료 AI 인프라 구축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다. 과제는 데이터를 더 많이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진료와 건강관리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광고광고의정원이 오는 9월10~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여는 ‘2026 연례 심포지엄’은 이러한 전환의 조건을 논의하는 자리다. 주제는 ‘연결에서 혁신으로, 보건의료 AI 디지털 전환의 미래’다.‘얼마나 모았나’에서 ‘어떻게 연결할까’로첫날에는 백롱민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단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임상·유전체 데이터뱅크 구축과 분석체계 고도화 방안이 소개된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은 국민의 임상정보와 유전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질병 연구와 정밀의료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유전체 정보와 진료기록, 생활습관을 함께 분석하면 질환에 취약한 요인과 환자마다 치료 효과·부작용이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개별 병원의 자료만으로 연구하기 어려운 희귀·중증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맞춤형 치료법과 신약을 개발하는 기반도 된다.광고행사에서는 유전체와 진료정보, 생활습관, 신체 측정값 등을 장기간 축적한 영국의 ‘유케이(UK) 바이오뱅크’의 사례도 살펴본다. 데이터 규모뿐만 아니라 품질과 연결성, 관리체계의 중요성을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의정원이 추진하는 디지털 의료정보교류시스템도 이러한 연결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나의 건강기록’ 앱이 여러 기관에 흩어진 건강정보를 국민이 직접 확인하고 활용하도록 돕는다면, 디지털 의료정보교류시스템은 이를 의료현장으로 확장한 국가 차원의 정보 연결체계를 지향한다. 환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진료정보가 의료기관 사이에 정확하게 전달되면 병원을 옮길 때마다 같은 설명과 검사를 반복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의료진도 병력과 검사·투약 정보를 종합해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바이오빅데이터 구축과 의료정보 연결을 별개 사업이 아니라, 연구와 진료로 이어지는 하나의 체계로 다룬다는 데 의미가 있다.대형병원에 머문 AI, 지역 공공의료로 넓히려면디지털 전환의 혜택이 수도권 대형병원에만 머문다면 국가 차원의 의료혁신이라 보기 어렵다. 일부 대형병원은 자체 데이터 플랫폼과 AI 모델을 구축했지만, 지역 공공의료원은 노후한 정보시스템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 격차를 방치하면 AI가 의료 불균형을 줄이기는커녕 대형병원 쏠림을 심화할 수 있다.첫날에는 AI를 활용해 지역·공공의료의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한다. 김태훈 인프메딕스 연구소장은 ‘지역·필수 공공의료를 위한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소개하고,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실장은 AI를 활용해 동네의원과 지역병원, 대형병원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역할을 나누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방안을 발표한다.광고다만 플랫폼 설치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정보시스템 정비와 표준화된 기록, 운영 인력과 교육, 지속적인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시했을 때 확인하고 바로잡을 책임 주체도 명확해야 한다. 카카오헬스케어와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등이 소개할 ‘AI 네이티브 EMR’ 역시 대형병원의 기능과 기준 가운데 무엇을 공통 기반으로 만들어 지역 의료기관과 공유할지가 관건이다. 병원마다 비슷한 시스템을 따로 개발하면 중복 투자는 늘고 데이터 칸막이는 그대로 남는 탓이다.AI가 병원마다 다른 ‘의료 언어’를 통역할까둘째 날의 핵심 주제는 서로 다른 의료기관과 정보시스템이 환자 데이터를 정확히 주고받고 같은 의미로 이해하는 ‘상호운용성’이다. 단순히 파일을 전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병원이 기록한 진단과 증상, 검사 결과를 다른 병원과 AI도 같은 임상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로베르트 야코프 세계보건기구 국제질병분류기구(WHO-FIC) 관계자는 국제질병분류체계인 ICD-11과 AI의 연계 방안을 설명한다. 로리 데이비드슨 스노메드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진료기록을 국제 임상용어체계인 ‘스노메드 시티’(SNOMED CT)로 변환하는 방안을 소개한다.생성형 AI가 의료진이 서술한 문장을 표준용어와 코드로 정확하게 바꿀 수 있다면 기록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고 데이터 호환성을 높일 수 있다. 병원 간 정보 교류와 다기관 공동연구도 수월해진다.반면 AI가 문맥을 잘못 읽거나 기록에 없는 내용을 만들어낼 위험도 있다. 과거 병력을 현재 질환으로 분류하거나 ‘특정 증상이 없다’는 표현을 놓치면 진료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확성 검증 기준과 의료진의 확인 절차, 오류 추적·수정 장치, 피해 발생 시 책임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데이터가 흐를수록 중요해지는 신뢰연결의 마지막 조건은 국민의 신뢰다. 의료정보에는 질병과 투약 기록뿐 아니라 유전적 특성과 정신건강 등 민감한 내용이 담겨 있다. 연결 범위가 넓어질수록 유출이나 목적 외 활용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심포지엄에서는 유럽건강데이터공간(EHDS)을 중심으로 진료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를 연구와 정책, 의약품 안전성 평가 등에 사용하는 ‘2차 활용’ 제도를 살펴본다. 디지털 헬스케어 법제화와 관련해서는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에 접근하고 다른 의료기관으로 보내도록 요구할 권리, 연구와 AI 개발에 필요한 보호장치가 논의된다.에릭 서덜랜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임 보건경제학자는 보건의료 AI를 책임 있게 확산하기 위한 거버넌스와 제도적 조건을 제시한다. 연세대 정형선 명예교수와 박유랑 교수 등이 참여하는 세션에서는 정부와 의료기관, 기업, 의료진의 책임도 논의한다.염민섭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원장은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지금, 보건의료데이터를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활용 가치를 높여 국민 중심의 의료서비스와 새로운 의료혁신으로 이어가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건의료 디지털 혁신의 방향을 모색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법·제도적 기반에 대한 논의가 더욱 구체화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흩어진 의료데이터 하나로 잇는 힘…의료 AI ‘미래 여는 열쇠’ [건강한겨레]
“2026년 의료의 패러다임은 사람이 지시하는 인공지능(AI)에서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하는 AI로 넘어갈 것이다.” 아슈칸 아프카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매니징디렉터 겸 시니어파트너는 지난해 12월 발간된 보고서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AI가 진료기록을 요약하는 수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