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한겨레 그래픽광고신윤동욱 | 디지털뉴스부장 디지털뉴스부 일을 하다 보면 ‘뉴스란 무엇일까’ 등 오만가지 생각이 들지만, 세상을 그날그날 순간순간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기사들을 편집하거나 읽다 보면 문득 흐름이 읽히는데, 지난 1일 머릿속을 떠돈 말은 ‘도돌이표’였다. 종합부동산세 1주택 기본공제를 거주와 비거주로 구분해 세금을 올리려다가 결국 비거주도 이전과 같이 12억원으로 되돌렸고, 수급자 선정 방식을 바꾸고 ‘하후상박’으로 개편하려던 기초연금도 본래의 취지를 쥐꼬리만큼만 살리는 선에서 ‘원상복구’됐다. 종부세 세금 인상 거부라는 위로부터의 저항과 기초연금 개편 우려라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이 동시에 변화의 마지노선을 정한 날처럼 보였다.광고이날 ‘기초연금 ‘65살 이상 70%’ 내년도 그대로…저소득층 3만원 더 하후상박’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한겨레 누리집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1위를 기록하는 시간대도 있었다. ‘매운맛’ 뉴스가 잘 통하는 디지털뉴스 시장에서 ‘제도’ 관련 뉴스는 인기가 없는 편인데, 한겨레 누리집에선 기초연금 기사가 높은 관심을 보장하는 거의 유일한 ‘제도권 뉴스’다. 지난 8월 통계만 봐도 ‘‘저소득 노인 더 받게’ 기초연금 개편안 8월말~9월초 발표’가 이달에 가장 많이 읽은 뉴스 8위, ‘논란의 기초연금 개편안…저소득층 5만원 더, 기존 수급자도 감액 가능’이 13위였다. ‘뜻밖에’ 기초연금 기사가 많이 읽히는 현상을 보고 있으면 한국 사회가 얼마나 고령화됐는지, 노인 빈곤이 얼마나 심각하고 보편적인 문제인지 절감하게 된다. 생계를 걱정하는 오늘의 노인과 미래를 불안해하는 내일의 노인이 이렇게 많구나, 생각하게 된다.하루하루 수치에 휘둘리지만, 사람들은 어떤 뉴스를 보고 싶어 할까. 디지털뉴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다. 여러 변수가 많은 하루의 흐름보다 주간이나 월간으로 기사 통계를 모아놓으면 독자도 좋아하는 ‘좋은 기사’가 보일 때가 있다. 지난달 뉴스의 열쇳말은 말할 것도 없이 무더위, 역대급 폭염이었다.광고광고8월 한겨레 누리집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는 ‘폭염에도 에어컨 없이 28도…이 아파트 ‘블라인드’ 창밖에 달렸네’였다. 유일하게 조회수 40만회를 넘은 이 기사는 제로에너지 실증단지인 ‘노원 ez하우스’를 취재했다. 8월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날에도 에어컨이 아니라 선풍기만 켜고 지내는 ‘노원에너지제로주택’의 구체적 현장을 담고 그 비결을 소개했다. 외부 열기를 차단하는 설계를 ‘블라인드’로 요약한 제목도 좋아 독자의 호응을 얻었다. 이렇게 시의적절하게 다른 매체에 실리지 않은 내용을 취재하고 한겨레 기자가 직접 찍은 사진이 들어간 기사라는 면에서 최근 주요 뉴스 유통 통로인 구글 가이드라인에도 잘 맞았다.8월에 두번째로 많이 본 뉴스의 제목은 ‘“엄마, 신발이 벗겨져”…못 돌아온 내 아들, 거실 쪽으로 새 구두 놔뒀어’였다. 이 기사는 “10·29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고 이지한 배우의 어머니가 아들의 생일을 맞아 가슴 절절한 그리움을 전했다”로 시작하는데, 어머니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편지 내용을 중심으로 전했다. 신발이 자꾸 벗겨진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나간 뒤 이태원에서 참변을 당한 아들을 대신해 생일 선물로 신발을 샀다는 어머니의 절절한 애도에 많은 독자가 공감했다. 이 역시 다른 매체에 나오지 않은 내용을 소개한 일종의 ‘디지털 단독’이었다. 디지털뉴스에선 기사의 내용만큼 정서도 중요하단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광고좋은 기사는 포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지한씨 애도 기사는 8월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읽은 한겨레 뉴스 2위, 노원에너지제로주택 기사는 4위를 기록했다.레거시 매체인 신문사에서 디지털뉴스를 담당하다 보면 좋은 역할만 하게 되지 않는다. 이전에 잘 쓰지 않았던 기사도 써보자고 요청할 때가 있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시시각각 바뀌는 우리의 성과가 바로바로 보이는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뉴스를 쓰고 잘 보이게 할 수 있을까, 디지털뉴스부 역할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좋은 기사가 많이 읽힌 결과를 보면서 때로 놀라고 위안을 얻는다. 우리가 써야 할 기사와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 사이에서 오늘 하루를 보낸다.s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