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해 11월22일 ‘김치의 날’을 맞아 미국 조지아주 둘루스 콜로세움 주차장에서 열린 ‘김치 페스티벌’ 모습. 애틀랜타 한인회 누리집 갈무리 광고 홍준영 | 서강대 일반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재학 미국 남부에서 가장 한국적인 풍경은 조지아주 둘루스에서 볼 수 있다. 한식당과 카페 사이로 한국어가 흐르고, 주말이면 다양한 인종이 한국식 바비큐(K-BBQ)를 즐긴다. 귀넷 카운티 정부가 이 지역을 ‘남부의 서울이라 부르며 지역 관광자원으로 소개하는 이유다.광고 둘루스에 주목해야 할 진짜 이유는 상권 규모에만 있지 않다. 애틀랜타 한인 사회의 중심은 1980년대 도라빌 뷰포드 하이웨이에서 출발해 북동쪽 둘루스로 이동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전후로 인프라가 확충되고, 한국 기업들의 조지아주 투자가 늘어나면서 한인 인구 유입이 가속화되었다. 한인 주민과 사업체들이 더 넓은 상업공간과 안정적인 주거·교육 환경을 찾아 이동하면서 둘루스는 새로운 생활 중심지로 성장했다.광고광고 최근 둘루스의 변화는 전통적인 한인타운의 경제적 경계마저 바꾸고 있다. 한인 생활권은 특정 거리나 몇개의 상가에 머무르지 않고 스와니, 존스크릭, 피치트리 코너스 등 인접 도시로 확장하고 있다. 주거, 교육, 소비, 문화가 여러 도시로 연결되는 ‘광역 네트워크형 한인 생활권’이 형성된 것이다. 이는 고밀도 도심을 기반으로 성장한 로스엔젤레스(LA) 코리아타운이나 뉴욕 플러싱과 구별되는 교외 분산형 이민 공동체의 새로운 유형이다. 이러한 네트워크형 구조는 풀뿌리 공공 외교의 새로운 거점이 되고 있다. 한국어 학교와 교육원은 2세대에게 정체성을 전하고, 케이컬처 열풍은 비한인 주민을 한인 상권의 주요 소비층으로 이끌었다. 한인 상권이 한인 전용 공간을 넘어 현지 주민들과 문화적, 경제적으로 교류하는 접점이 된 것이다. 지자체 역시 한인 사회의 경제적 기여를 인정하고 주요 정책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광고 그러나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인 사회가 양적 성장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대 교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1세대가 일군 상업적 자산과, 현지 주류사회로 진출한 2세대 전문직 인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세대 교체 과정에서 그간 구축한 영향력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빠르게 늘어난 상업·경제 규모를 정치·사회적 질적 성숙으로 전환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투표 참여율 제고와 주류 정치권 진출을 통해 유권자 지형 내에서 실질적인 목소리를 내고, 지역 사회의 주요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한인 사회만의 단절된 섬으로 남지 않고, 타 인종 및 지역 공동체와 포용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다. 한인타운의 지속가능성은 상점 수가 아닌, 주류사회 및 지역 공동체와의 연대 깊이에서 나온다. 도라빌에서 출발해 둘루스를 거쳐 주변 도시로 도약한 애틀랜타 한인 사회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얼마나 커졌는가?”를 넘어 “어떤 한인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응답이 미주 한인 사회의 향후 수십년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