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AI투자발 금융위기 가능성 승자독식 노린 투자 몰입 잉여현금 줄어 부채 의존 숨겨진 그림자 부채 증가 은행도 점점 얽혀 들어가 빠른 수익화 여부가 관건 우리 경제 파장 대비해야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광고산업혁명 이래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은 거의 예외 없이 투자 열풍과 거품 붕괴로 이어졌다. “불이나 전기보다도 더 심오한 기술”(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이라 ‘추앙’받는 인공지능(AI)은 이 함정을 비껴갈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저편 흙먼지 속에 ‘회색 코뿔소’가 달려온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회색 코뿔소는 위험 신호가 쌓이는데도 무시하거나 안이하게 대응하다 결국 크게 당하는 사건을 은유한다.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직전 척 프린스 시티그룹 최고경영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곡이 연주되는 한 일어나서 춤을 추어야 한다”고 했다. 혼자만 발을 뺐다 시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경쟁 압박을 에두른 표현이다. 이번에도 ‘결국 한 곳만 살아남아 모든 걸 가질 것’이란 인공지능 빅테크(‘하이퍼스케일러’라 불리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오라클 등)의 강박과 인공지능을 국가 안보자산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가 맞물려 죽고 살기식 투자가 벌어지고, 그 어두운 그림자가 주식시장으로, 금융시스템으로 스며들고 있다. ■ 경고음이 커진다광고 금융위기는 주가 급락형(닷컴 버블)이나 금융시스템 붕괴형(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 있는데 우선은 전자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위원회 총재는 20일 언론 기고에서 “미국 주식시장이 버블 영역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가 든 근거는 주가 수준을 측정할 때 흔히 쓰는 실러 비율(CAPE)이 41로, 닷컴 버블 직전인 1999년의 고점 44에 근접했고, 버핏 지수(시총/국내총생산, 버핏은 100%를 넘으면 고평가로 봄)도 약 240%에 이른 점이다. 이 지표를 만든 로버트 실러 예일대 명예교수(“실러 비율이 145년 역사 중 두 번째 높은 구간에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세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1월, “버블의 초기 단계”) 등의 진단도 나온다. 주가 급락을 넘어 금융경색과 경기침체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의 7월 금융안정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업이 어떻게 차입했는지 불투명한 점이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6월 연차보고서에서 현재의 국면을 1840년대 영국 철도, 1920년대 전력화, 1990년대 닷컴 열풍과 나란히 놓는다. 기술이 촉발한 투자 과열이 결국 투자의 급격한 위축과 경기침체로 이어진 것을 환기했다. 광고광고 시장은 가격에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 주요 인공지능 기업의 회사채 청약 배수가 올 2월의 5배에서 2배 미만으로 위축(인기하락)됐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연계된 데이터센터 건설 채권의 발행금리가 7%를 넘어 정크본드 수준까지 올랐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 멈출 수 없는 투자 경쟁광고 투자 열기가 너무 뜨겁다. 5대 빅테크가 밝힌 2026년 설비투자 계획은 8월 기준 7960억 달러로, 연초 4850억 달러에서 여덟 달 만에 64% 늘었다. 실제 집행액은 2분기까지 분기당 1550억 달러 수준이다. 내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견준 투자 총량의 비중은 철도 붐과 주택 붐 사이에 있지만, 쌓여가는 속도는 역대 최고이다. 투자 속도가 돈 버는 속도를 앞지르면서 그리 돈 많던 빅테크의 잉여 현금은 바닥을 향하고 있다. 5대 빅테크가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은 연간 23%꼴로 늘었지만 시설투자는 70% 속도로 증가했다. 투자 재원을 회사채로 조달하려다 보니 올해 들어 8월까지 인공지능 관련 10개사의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량은 2880억 달러로, 이미 지난해 발행량의 2배를 넘었다. 주목할 대목은 특수목적법인(SPV), 리스, 보증을 통해 조달된 자금이 장부에 잘 나타나지 않는 ‘그림자 부채’로 쌓여가는 것이다. 기술기업이 사모펀드와 함께 특수목적법인을 세우고, 여기서 자금을 조달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를 모기업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오라클 660억 달러, 메타 300억 달러 등인데 부채를 회사 밖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또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했으나 아직 쓰지 못해 재무제표에 부채로 잡히지 않은 미개시 리스 약정이 5대 빅테크 통틀어 1조900억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지피유(GPU) 생산업체인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업체, 클라우드 업체에 돈을 대주고 자신의 반도체를 사게 하는 식의 ‘순환금융’이 늘어 부채가 얽히고설키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세대교체 주기가 2년에서 1년으로 짧아지며 담보가치가 빠르게 줄어드는 지피유를 근거로 채권을 발행하는 자산 유동화 구조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광고 ■ 터진다 vs. 괜찮다 비록 인공지능 관련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은행 대출이 총자산의 0.8% 정도(올 2월 시카고 연방은행 자료)로 적어 시스템 위기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하지만 올 초에 비해서도 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은행의 직접 익스포저는 작을 수 있지만 은행, 대형 생명보험사, 연기금이 데이터센터 투자용 사모펀드에 대출한 액수가 1조 달러를 훌쩍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신용 시스템으로 부실이 전이되는 통로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매출 없이 닷컴 자만 붙으면 투자금이 몰렸던 1990년대 말 거품과 달리 견고한 재무구조와 실증된 수익 엔진을 가지고 돈을 버는 빅테크들이 투자하는 것이어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앞에서 봤듯이 이들의 현금 여력은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결국 위기로 가느냐의 열쇠는 빅테크들이 설비투자와 잉여현금 흐름 사이의 격차(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메울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전망은 밝지 않다. 2027년 예상되는 투자 증가액이 현금창출 증가액의 1.57배이다. 투자은행 팬뮤어 리버럼은 5월 보고서에서 현재 설비투자를 정당화하려면 비용 증가 없이 이들 빅테크들이 매출을 4배 늘려야 한다고 계산했다. 데이터센터 건설비는 당장 나가지만 가동해서 수익이 들어오는 시차는 점점 벌어진다. 전력, 용수, 소음 부담을 이유로 미국 국민의 75%가 데이터센터가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히트 맵 뉴스·엠볼드리서치, 2026년 8월)할 정도로 입지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2030년까지 예정된 미국 데이터센터 계획 811기가와트 가운데 실제 착공된 것은 4.6%에 그친다. 지피유 수명을 얼마로 보고 감가상각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이는 곧 빅테크들의 이익을 좌우하며, 이 자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잔존가치를 보증한 기업에 우발채무로 다가올 수 있다. ■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한국은 이번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에서 큰돈을 버는 몇 안 되는 나라이다.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기기, 에너지 저장장치(ESS), 광통신·서버부품 등 다양한 영역이 데이터센터 투자에 의존한다.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924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출액(1734억 달러)를 반년 만에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합쳐서 6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특수에 힘입어 국내총생산 성장률도 올해 3%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내수는 여전히 취약한 가운데 미국에서 위기가 터지면 우리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은 25일 “반도체 호황은 한국 경제의 원화 환율, 성장률, 경상수지, 재정 건전성이란 네 기둥을 동시에 떠받치고 있다” 며 “인공지능 기업의 재무 리스크가 실제로 반도체 수요와 가격에 영향을 준다면 그 충격은 한국 경제에 폭넓게 전달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28일 미국에서 지금처럼 인공지능 투자가 계속된다는 걸 전제로 세운 국내 반도체 공장 건설, 전력 공급 계획은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버블이 붕괴할 경우 반도체 수요는 크게 줄어들 수 있기에 광주와 동시에 짓는 용인 반도체 공장을 2∼3개 수준을 감축하는 등 현재 계획에 병행해 하향 조정을 준비해야 한다”며 “전력 역시 지금의 수요 전망보다 낮은 하향치를 함께 제시해 발전사들이 위험을 충분히 검토하고 투자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ESG센터 연구위원 bhlee@hani.co.kr
인공지능 거품 붕괴라는 ‘회색 코뿔소’가 달려오나?
산업혁명 이래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은 거의 예외 없이 투자 열풍과 거품 붕괴로 이어졌다. “불이나 전기보다도 더 심오한 기술”(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이라 ‘추앙’받는 인공지능(AI)은 이 함정을 비껴갈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저편 흙먼지 속에 ‘회색 코뿔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