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슬기로운 외국어 생활 l 이지혜 글, 심보영 그림, 비룡소, 1만4000원 광고초등학교 3학년 준우는 새의 말을 알아듣고 새와 대화를 할 수 있다. 이건 준우와 새들만 아는 비밀이다. 준우는 자신의 능력을 다른 친구들이 알아채는 게 싫다. 남들과 달리 특별해지는 것보다 보통 아이로 지내고 싶어서다. 그런 준우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까치 친구 깡치의 도움으로 같은 반 친구 로아가 잃어버린 머리핀을 찾았는데, 비밀을 알 리 없는 승현이가 준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너 수상해! 로아 머리핀 네가 훔친 거 아니야?” 아이들이 몰려들고 승현이가 머리핀이 든 주머니를 낚아채 활짝 벌리는 순간, 준우가 승현이에게 달려드는데…. 준우는 비밀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준우가 새의 말을 알아듣게 된 데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준우는 일곱살 때부터 영어 유치원을 다녔는데, 매일 단어 시험을 보고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그러다 쓰러진 준우는 한달 동안 병원에서 지냈는데, 창밖에 둥지를 튼 곤줄박이에게 모이를 주던 어느 날부터 새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준우가 새의 말을 알아듣게 된 이후 준우의 병은 씻은 듯 나았다. 첫번째 외국어가 준우를 아프게 했다면 두번째 외국어(새의 말)는 병을 낫게 해준 셈이다. 새의 말을 알게 된 덕분에 깡치나 구둘기 같은 새들과도, 좋아하는 로아, 다투던 승현이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광고 한국인에게 외국어는 늘 중압감을 준다. 말하는 영어와 점수를 잘 받는 영어를 따로 공부해야 하고, 어른들의 ‘토익 스트레스’와 4·7살 아이들의 영어 학원 ‘테스트 압박’이 공존한다.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더 넓은 세상을 만나기 위한 도구인데,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외국어 때문에 불행한 걸까. 작가의 고민과 상상력은 여기서 시작된 것 같다. ‘소통의 대상을 인간 아닌 동물에게까지 넓혀 본다면? 동물의 말을 배우는 과정도 그렇게 힘들고 괴로울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예측 불허의 이야기 전개, 일본에서 온 까마귀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재치 있는 설정, 책 속 부록처럼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탐조 일기까지 읽는 재미가 가득하다. “동물(새)의 언어를 외국어로 존중하는 시선이 인상적인 우화”라는 심사평처럼, ‘슬기로운 외국어 생활’을 읽다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의 말, 물고기의 말, 곤충의 말을 배우고 싶어진다. 올해 제15회를 맞은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다.광고광고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