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너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너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l 황의진 지음, 우리학교, 1만6800원 광고 “선후배끼리 사귀면, 그 위에 있는 사람이 고등학교 입학하면 이제 거의 끝나요. 보통 ‘나 공부할 거다’ 하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만약에 중3이 중1이랑 사귀다가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면 상대방은 중2밖에 안 되잖아요. 그럼 약간 초등학생 느낌도 있으니까 그 위랑 사귀고 싶다는 마음도 들죠.” 한 청소년 인터뷰이의 솔직한 고백이다. 마치 서울로 떠난 연인이 ‘큰물에서 놀아야겠다’며 이별 통보를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문화인류학자인 글쓴이의 해석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광고 “더 성숙한 사람과 사귀고 싶다는 마음은 때로 이기적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 역시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 이런 마음은 꽤 평범합니다. 무작정 나쁘다고 할 수 없지요.”광고광고 누군가에게 설레고 그를 좋아하고 이내 상처받고, 그리고 다시 용기를 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과정은 인간을 성숙하게 한다.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에겐 더욱 필요한 과정인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청소년을 공부하는 학생으로만 바라본다. 학습법 책은 넘쳐나지만 10대들의 사랑법을 알려주는 책은 만나기 힘든 이유다. 책 ‘너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는 다양한 청소년들을 인터뷰해서 오늘의 10대가 경험하는 사랑과 관계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외로워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비슷한 기억을 가진 다른 이들과 연결되는 것”이라는 글쓴이의 말처럼 나만의 경험, 별난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불안이 꽤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임을 확인하게 해준다.광고 나아가 책은 요즘 10대들의 관계 맺기에 필수품이 된 에스엔에스(SNS) 문화도 예민하게 포착한다. 그 안에서 젠더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위계와 대상화의 방식을 짚어내며, 독자 스스로가 피해자나 가해자의 상황에 놓여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도록 돕는다. “나라는 사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지인들에게 자랑할 트로피처럼 여긴다는 느낌이요. 그럴 때면 나는 친구 또는 연인과 동등한 사람이 아닌 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한 물건이 된 것만 같습니다.” 책 속 서글픈 고백처럼, 관계 속 대상화에 상처받은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인다.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은 “청소년 당사자에게는 자신의 경험과 문화를 해석할 언어를, 교사와 부모에게는 청소년을 바라보는 올바른 태도와 용기를 건네주리라 기대한다”라고 추천사를 썼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