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가슴에 있는 흉선은 새로운 면역 병사를 길러내는 학교지만 나이가 들면 퇴화한다. 소장은 이 병사들을 평생 훈련하고 기억시키는 ‘현장학교’다. 나이가 들어도 소장의 건강이 유지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을 지켜나갈 수 있다. 챗GPT 그림 광고“젊을 때는 감기에 걸려도 이틀이면 괜찮았는데, 요즘은 한번 아프면 일주일씩 갑니다.” 나이가 들면 감염에 대응하는 힘도 떨어지고 한번 아프면 회복하는 데도 더 오래 걸린다. 흔히 말하는 ‘면역력 저하’다. 그런데 왜 나이가 들수록 면역은 약해지는 걸까. 그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흉선의 퇴화다. 가슴 한가운데 있는 흉선은 골수에서 온 T세포 후보들에게 무엇을 공격하고 무엇을 내 몸으로 인정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세상으로 내보내는 ‘면역학교’다.광고 문제는 이 학교가 생각보다 훨씬 일찍 늙는다는 것이다. 10대 초까지 매우 활발했던 흉선은 이후 계속 퇴화한다. 70살 무렵이 되면 흉선 전체에서 실제 T세포가 만들어지는 상피 공간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체 면역기능이 10%만 남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새 T세포를 만드는 기반이 크게 줄어든다는 뜻이다. 처음 만나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응할 새로운 T세포의 공급과 다양성도 함께 줄어든다. 그렇다면 흉선이 늙으면 면역도 속수무책으로 약해져야 할까. 여기서 소장이 중요해진다. 소장이 흉선을 대신해 새로운 T세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면역세포들이 외부 세계를 만나고 배우고 기억하며 방어를 수행하는 거대한 면역 현장이다. 특히 소장의 맨 아랫부분인 ‘회장’(돌창자)에는 페이어판이라는 면역조직이 발달해 있어 면역세포들이 미생물과 음식의 정보를 살피며 무엇과 싸우고 무엇과 함께 살아갈지를 배운다.광고광고 흉선이 새로운 병사를 길러내는 학교라면, 소장은 이미 가진 병사들을 평생 훈련하고 기억시키는 ‘현장학교’인 셈이다. 소장은 수많은 외부 물질과 만나면서도 암이 매우 드문 장기인데, 풍부한 점막 면역과 면역감시도 이를 설명하는 한 축으로 거론된다. 물론 이 현장학교도 나이를 먹는다. 노화하면 장내 미생물 생태계와 장벽, 점막 면역반응이 함께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고령 동물실험에서는 미생물 환경을 바꾸자 일부 점막 면역기능이 회복되기도 했다.광고 그래서 흉선에서 새 면역세포를 만드는 힘이 줄어들수록, 이미 가진 면역세포를 얼마나 잘 유지하고 교육하고 기억시키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그렇다면 소장이라는 면역학교에는 무엇을 공급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하나의 ‘좋은 균’을 찾는 것보다 다양성을 먹는 일이다. 10종 안팎의 유산균을 먹는 것이 면역학교에 몇 권의 좋은 책을 보내주는 일이라면, 다양한 채소·과일·콩·통곡물·견과류·씨앗을 먹는 것은 책이 가득한 도서관을 만들어주는 것에 가깝다. 식물마다 식이섬유와 폴리페놀, 미생물이 이용하는 대사 기질과 미생물 신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규모 장내 미생물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30종이 넘는 서로 다른 식물성 식품을 먹은 사람들이 10종 이하를 먹은 사람들보다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높았다. ‘채소를 많이 먹자’보다 ‘이번 주에는 몇 종류의 식물을 먹었는가’를 세어보는 편이 낫다. 여기에 걷고 근육을 쓰고 밤에는 충분히 자야 한다. 근육과 잠, 음식과 장, 면역은 따로 떨어진 건강법이 아니다. 늙어가는 몸의 회복력을 함께 지키는 하나의 생태계 관리법이다.광고 나이를 되돌릴 수는 없고 퇴화한 흉선을 10대의 상태로 되돌릴 수도 없다. 그러나 흉선이 약해졌다고 면역의 희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가진 면역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갈지는 바꿀 수 있다. 건강한 면역의 비결은 무조건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좋은 면역학교와 풍부한 도서관을 오래 지켜주는 것, 그것이 나이 들어서도 면역의 균형을 지키는 방법이다. 메디람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