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바다에 우뚝 솟은 백도 주변으로 낮은 돌섬들이 자작자작하게 붙어있다고 해서 '자작도해변'으로 이름 붙여졌다. 박준형 제공 광고지난달 25일, 세종시 집을 나선 우리 가족이 5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의 자작도해변이었다. 한주 내내 쉼 없이 내리던 장맛비가 마침내 그친 날이었다. 잿빛 구름에 가려져 있던 하늘이 모처럼 제빛을 되찾은 주말이었다. 이 호젓한 바다를 찾게 된 데에는 계기가 있었다. 얼마 전 읽은 책 ‘조용한 여행’(어떤책 펴냄)에서 처음 해변 이름을 접했다. 저자는 이 해변을 너무 아낀 나머지, 마지막까지 지명을 숨기고 ‘ㅈ해변’이라고만 적을까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그 문장이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도대체 어떤 바다이기에 그토록 혼자만 알고 싶어 했을까. 마음 한구석에 담아두었던 자작도해변을 향한 끌림은 그렇게 오래도록 내 안에 머물러 있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30여년을 살다가 결혼과 함께 세종으로 터전을 옮긴 뒤, 여행의 반경은 한층 넓어졌다. 나에게 세종은 충청권은 물론 영호남 어디든 비교적 수월하게 닿을 수 있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강원도만큼은 쉽게 향하지 못했다. 강원도로 향하는 길은 늘 수도권에서 몰려드는 차량 행렬에 갇히는 고단함이 먼저 떠오르는 곳이었다. 거리의 부담보다 마음먹기가 쉽지 않은 곳, 나에게 강원도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동북단 고성으로 떠난 이번 여행은, 마치 오래 미뤄두었던 숙원을 이루는 여정 같았다.강원도 고성 자작도해변에서 캠핑하던 중 오는 비에 즐거워하는 가족. 박준형 제공 “아빠! 저기다! 22번 사이트!” 우리가 예약한 자작도 캠핑장에 도착했다. 28개의 데크 사이트로 운영되는 이 캠핑장은 마을 주민들이 고성군으로부터 바닷가 임야를 빌려 운영하는 공공캠핑장이다. 송림이 우거진 안쪽 사이트도 있었지만, 우리는 바닷가에 한걸음 더 가까운 바깥쪽 사이트를 예약했다.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였다. 네 식구 함께 손을 모아 구슬땀을 흘리며 텐트와 타프(방수용 그늘막 천)를 펼쳤다.광고 “엄마! 아빠! 이제 우리 바다 가자! 바다!” 백사장은 어린아이 걸음으로도 2~3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마지막 주말이었기에 북적이는 피서지를 떠올리며 해변으로 향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고성 앞바다는 고요했다. 잔잔한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자작도해변에는 여백이 있었다. 모래 놀이에 한창인 아이들, 스노클링을 즐기는 커플, 파도에 몸을 맡긴 서퍼, 반려견과 해변을 산책하는 이들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이 빚어내는 고즈넉한 풍경은 먼 길을 달려온 수고를 보상해주기에 충분했다.강원도 고성 자작도해변 앞 모래는 곱다. 수심도 얕아 아이들이 놀기 좋다. 박준형 제공 “저기 오른편에 보이는 큰 돌섬이 백도예요. 그 옆으로 작은 돌섬들도 보이죠? 크고 작은 돌섬이 자작자작하게 모여 있다고 해서 자작도라고 불립니다.” 캠핑장 관리인이자 죽왕면 토박이라는 안한수(68)씨가 손끝으로 오른쪽 앞바다를 가리키며 말했다. “낮게 깔린 돌섬이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막아주거든요. 그래서 자작도 바다는 고성의 다른 바다에 비해 아이들이 놀기에 좋지요.” 그렇지 않아도, 동해답지 않게 파도가 유순하다 느껴졌던 터라, 그의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광고광고 한바탕 해수욕을 마친 우리는 텐트로 돌아와 저녁을 준비했다. 투박하게 썰어낸 삼겹살을 굽고, 쌈배추와 오이를 곁들였다. 아삭이고추(오이고추)를 한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싱그러운 청량감이 퍼졌다. 지글거리며 고기가 익어가던 그때, ‘투둑투둑’ 타프 위로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타프 천장을 두드리던 작은 울림은 어느새 ‘쏴아’ 하는 굵은 빗소리로 바뀌었고, 온종일 달궈졌던 여름의 열기는 순식간에 빗물 속으로 사라졌다.밤을 준비하는 자작도 캠핑장 풍경. 박준형 제공 “여기 너무 좋다. 다음에 또 오자!” 다섯살 둘째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나와 아내는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노을이 번져갔다. 귓가에는 잔잔한 파도 소리가 아늑하게 채워졌다. “아빠, 내일은 스노클링도 해보자! 서하야, 너는 튜브 타고 파도타기 할래?” 아이들의 설렘 가득한 웃음소리가 자작도 캠핑장의 밤하늘을 밝게 수놓았다.광고 글·사진 박준형 ‘오늘도 아이와 산으로 갑니다’ 저자
이번엔 산 말고 바다에서 캠핑…고성, 야호~ 박준형의 아이와 백패킹
지난달 25일, 세종시 집을 나선 우리 가족이 5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의 자작도해변이었다. 한주 내내 쉼 없이 내리던 장맛비가 마침내 그친 날이었다. 잿빛 구름에 가려져 있던 하늘이 모처럼 제빛을 되찾은 주말이었다. 이 호젓한 바다를 찾게 된 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