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희망 없는 낙관주의 l 토미 비링하 지음, 류동익 옮김, 어크로스, 1만6800원 광고책거리 이번 여름을 통과하면서 ‘기후위기’보다 ‘기후재난’이라는 말이 더 실감 난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40도 안팎의 폭염으로 사망자가 늘고,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로 사람들의 공격성이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갈수록 더워지고 있는 지구에서 개인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미래가 있는 것인지’를 자문하며 무력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 토미 비링하 역시 신간 ‘희망 없는 낙관주의’(어크로스)에서 “솔직히 말해 나는 희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특히 그는 수백개의 기후 분석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종합보고서에 쓰인 어마어마한 양의 과학 문서를 읽고 나서는 “희망이란 개념 자체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광고 140쪽에 불과한 얇은 책이지만 이 책에는 끊임없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생태 공간을 파괴해 온 인류의 삶을 서늘하게 성찰합니다.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사회를 폐허로 만들어버린 테크 엘리트들, 불편한 진실은 외면하고 편안한 환상에 안주하는 사람들,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권력을 쟁취하며 전쟁을 일으키는 무법자들까지 정확히 들여다봅니다. 기후위기가 단지 기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온 기술과 자본, 권력의 시스템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토미 비링하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희망에 속거나 좌절하지 마라”고 충고합니다. 쓰레기를 줍고,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등 환경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하더라도 즉각적인 보상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는 ‘희망하기’를 ‘행동하기’로 바꾸라고 말합니다.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나무를 심고, 해로운 기술 시스템에서 로그아웃하라고 말합니다. 희망이 없어도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그가 말하는 ‘희망 없는 낙관주의’입니다. 작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실망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고, 이 파괴적인 시스템을 전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양선아 텍스트팀장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