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배우 김혜수.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광고배우 김혜수 하면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걷는 모습을 곧잘 떠올리지만, 그가 연기한 배역은 기자, 형사, 변호사, 판사 등 화려함과 거리가 먼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작정하고’ 화려함으로 휘감은 캐릭터를 연기한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의 100만 구독자 인플루언서 역이다. ‘꾸꾸꾸’(꾸미고 꾸미고 꾸민) 김혜수가 요즘 주목받는 이유다.“화려한 역할 자체가 ‘스타일’(2009·SBS) 이후로 굉장히 오랜만이에요. 전에는 외양을 지우는 작업이 필요했다면, 이번엔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을 찾아봤죠.”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수가 말했다.‘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스틸컷. 쿠팡플레이 제공지난달 31일 공개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와 감당 불가한 사건으로 얽히면서 폭주하는 블랙코미디다. 이야기는 경희(김혜수)·재홍(김지훈) 부부의 관계가 한 ‘불륜 찌라시’로 인해 균열을 맞는 것에서 시작된다. 곧이어 이들은 뺑소니, 사건 은폐, 거액의 금전 요구까지 잇따른 위기에 처하면서 그야말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닌’ 상황에 놓인다. 공개 첫 주 인기작 1위에 오른 데 이어, 이후 시청량이 169% 늘며 역대 쿠팡플레이 시리즈 누적 시청량 1위에 올랐다.광고경희는 비가 새는 집에서 남편 재홍과 아기를 키우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며 각성하고, 집부터 가족까지 모든 것을 공유하며 100만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인물이다. 김혜수가 시각적으로 강렬한 외관에 신경 쓴 것은 단순히 경희가 인플루언서라서는 아니다. 화려함을 갑옷처럼 휘감고 그 안에 치열함과 콤플렉스를 숨긴 인물의 아이러니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경희는) 화려한 외피를 두르고 가정을 지키고 성공하려는 욕망이 투영된 캐릭터예요. 상류층에 대한 동경과 콤플렉스도 갖고 있고요. 앞집 여자 집에 초대받았을 때도 커다란 리본을 두르고 트위드 재킷을 입고 가잖아요. ‘내가 이 여자를 이길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하며 가장 비싼 옷을 걸치고 가는 거죠.”‘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스틸컷. 쿠팡플레이 제공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경희처럼 김혜수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발을 저어대며 배우 활동을 이어왔다. 다른 여성 배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답했다. “‘귀감이 돼야지’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제 일은 그런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 같고, 저는 그런 침착함과 여유를 가질 실력이 안 되는 배우예요. 늘 조바심 내면서도 감쪽같이 ‘척’하는 백조에 가깝죠. 보이는 건 멀쩡하지만 밑으로는 발을 저어대는 백조요.”광고광고이번 작품을 택한 것은 대본 때문이다. 특히 강렬한 제목에 끌렸다고 한다.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잖아요. 마치 ‘너 일단 이것부터 봐야 되잖아’ 말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봤는데 낄낄거리면서 읽었죠. 어떤 장르에도 국한되지 않는 유니크한 느낌이 있어요.”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정은경·박수린 작가의 첫 시리즈이자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의 이창희 감독 연출작이다.‘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포스터. 쿠팡플레이 제공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재미를 끌어올린다. 특히 상류층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는 경희와 은근슬쩍 경희를 무시하는 수정(조여정)이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좋은 배우와 함께 동행할 때 함께 좋아지는 거예요. 여정씨는 그런 배우예요. 매 순간 현장이 기대되게 만들고, 끝나고 나서도 그 현장이 소중하게 느껴지게 하는 그런 배우들이 있거든요.”광고김혜수는 전날 세상을 떠난 안판석 감독을 떠올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드라마 ‘짝’(1994∼1998·MBC)에서 함께 작업했던 그는 “어제 소식을 듣고 오랫동안 멍했다”며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고 말했다.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