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드라마 ‘김부장’ 스틸컷. SBS 제공 광고“대답이 너무 길어서 쓰시는 데 힘드실까 봐 걱정인데…, 어느 정도 대답이 됐다 싶으면 살짝 신호를 주시면 제가 멈출게요. 한번 방언처럼 터지면 혼자서 너무 신나게 떠들어서.”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배우 윤경호(46)는 이례적인 당부의 말로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말이 불필요하게 길어지면 끊어달라는 부탁이다. 수다스러운 ‘헤비토커’의 이미지에 걸맞은 시작이었다. 윤경호는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넷플릭스), ‘취사병 전설이 되다’(tvN)에 이어 지난 25일 시청률 23%(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종영한 ‘김부장’(SBS)까지 연이은 흥행으로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3월 웹예능 ‘핑계고’의 ‘100분 토크는 핑계고’에 김남길·주지훈과 출연해 연예계 대표 수다쟁이의 면모를 뽐낸 것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광고배우 윤경호. 눈컴퍼니 제공 “저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말 없이 있을 때도 있어요.” 윤경호는 이렇게 입을 뗐지만, 이날 기자들의 질문 하나 당 평균 답변 시간은 3분에 달했다. “처음 ‘핑계고’에 나간 뒤 촬영 현장에 가니 다들 ‘들려주고 싶은 얘기 없냐’고 해서 조금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날 컨디션에 따라 얘기가 신나게 풀릴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어떤 말도 입 밖으로 내기 힘들고 그래요. 대신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운동 선수들 루틴처럼 입을 풀죠. 분장실에서부터 스몰 토크가 시작돼요. 동료 배우들이랑 리허설을 하고 농담도 건네면, 연기를 할 때 입이 탁 터지죠.” 윤경호는 ‘김부장’이 시청률 13%를 넘기면 묵언수행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불과 2회 만에 시청률 15.7%를 넘기자 그는 지난 13일 묵언수행에 돌입했다. 수행 중간에 잠깐 말을 참지 못해 시간이 연장되며 총 13시간20분 동안 묵언을 이어갔다. “실제로 그걸 하는 날 아침에 웃음이 나다가도 진지하게 해보자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묵언의 팬 사인회’를 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정말 뭉클했어요.” 윤경호는 묵언수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 팬들이 건넨 편지를 소리내 읽었다고 한다. “‘당신이 연기를 잘해줬기 때문에 우리가 예능에서 (윤경호를) 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윤경호는 편지 내용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광고광고드라마 ‘김부장’ 스틸컷. SBS 제공 오늘날 이런 인기를 얻기까지는 그가 연기자로서 보내온 시간이 뒷받침한다. 윤경호는 1999년 연극 ‘맹진사댁 경사’로 데뷔해 ‘도깨비’(2016), ‘미스터 션샤인’(2018), ‘왕이 된 남자’(2019),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2019), ‘이태원 클라쓰’(2020) 등 드라마와 ‘정직한 후보’(2020), ‘모가디슈’(2021), ‘좀비딸’(2025), ‘남편들’(2026) 등 영화에 출연했다. “무명 시절을 오래 겪고 연극도 오래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여러 캐릭터들을 축적해왔어요. 어딘가에 보따리처럼 꾸준히 넣어놓은 거죠.” 그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호평받은 목포 사투리 연기에 대해 “저희 아버지가 목포 분”이라며 “친가 쪽 사투리를 반쯤 흉내 냈는데 실제로 사투리 쓰시는 분들한테는 부족하게 들리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부장’에서도 갈고 닦아온 내공을 발휘했다. “(웹툰 원작 속) 인물과 제가 완벽하게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이 역할을 맡겨주신 거잖아요. 제가 몸을 박진철(배역 이름)처럼 만들 수는 없으니까 평소엔 ‘안경 쓴 아저씨’처럼 있다가 액션이 시작되면 타격감 강한 액션을 보여주려고 했죠.” 특히 함께 출연한 소지섭·최대훈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여러 애드리브를 선보였다고 한다. “9회에서 암흑 속에서 액션을 하다가 라이터를 켜고 한명씩 얼굴을 비추며 이름을 말하는 장면은 제가 제안했죠.” 광고드라마 ‘김부장’ 스틸컷. SBS 제공 20여년간 내공을 다진 끝에 전성기를 맞이한 그에게는 설렘과 부담감이 공존한다. “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티를 내면서 오지랖을 부릴 때가 너무 좋아요. 예를 들면 저를 못 보고 지나치는 분에게 ‘사진 한번 찍을까요?’ 하며 아는 척을 하거든요. 오늘 아침에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어떤 아버님이 강남으로 출근하신다기에 저희 차에 태워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왔어요.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사인을 해드려도 될까요?’ 하고 먼저 물어본 적도 있는데요. ‘왜요?’ 하셔서 ‘사인을 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러니까 ‘누구시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는 “부담감도 있다”며 “다시 제로베이스로 돌아가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잘 성장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예정된 1시간가량의 인터뷰 시간이 끝나갈 즈음, 윤경호에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남은 듯했다. “오늘 마지막 인터뷰인데, 조금 더 하면 안 되나요?” 결국 인터뷰는 약 10분 더 연장됐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인터뷰 좀 더 하면 안 돼요?”…‘헤비토커’ 윤경호, 수다 뒤에 숨은 내공
“대답이 너무 길어서 쓰시는 데 힘드실까 봐 걱정인데…, 어느 정도 대답이 됐다 싶으면 살짝 신호를 주시면 제가 멈출게요. 한번 방언처럼 터지면 혼자서 너무 신나게 떠들어서.”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배우 윤경호(46)는 이례적인 당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