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필자가 아기를 돌보고 있다. 허금숙 제공 광고 허금숙 | 산후관리사 나는 40대 산후관리사이다.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산후관리사이다. 이전에는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 업무를 보았다. 정든 어르신들이 한 분 두 분 돌아가시는 것에 회의와 덧없음을 느꼈다.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그러던 찰나에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라면 막 태어난 아가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신생아. 이제 막 엄마가 된 사람을 돌보는 것. 사람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천직 같은 일이었다.광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아느냐. 너는 사람이 착해서 상처를 많이 받을 거다. 아가랑 엄마는 돌볼 수 있더라도 음식은 어떻게 하느냐, 사람마다 입맛이 다른데….광고광고 나는 가볍게 생각했다. 음식은 좀 슴슴하게, 짜지 않게 하면 될 테고. 식단이야 우리 식구들 먹인다고 생각하며 균형 있게 짜면 되는 거 아닌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던 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자격증을 따는 데 유리한 조건이었다. 금방 자격증을 따고 현장에 투입되었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 첫 고객은 여자아이를 낳은 적 있는 산모였다. 일하는 사람의 환경을 생각해주는 마음씨 좋은 분이었다. 그런데도 아가를 돌보고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어 쓰러지기 일쑤였다.광고 그렇게 인연이 닿은 집을 잘 마무리하고, 나는 내가 이 일에 천부적 재능이 있음을 느꼈다. 아가들은 늘 신호를 보냈다. 대체로 내 품에서 5분 안에 조용해졌다. 점점 입소문이 나고 많은 산모가 찾는 산후관리사가 되었다. 나는 항상 산모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한다. 내 막냇동생이 출산했다면 나는 무엇을 해줄 것인가. 센터장님은 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거실 커튼도 빨아드리고 현관 바닥도 닦아드리고 창틀의 먼지도 닦아드린다. 산모님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한다. 소문이 나게 되면 산후관리사의 업무가 아닌 일까지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저 좋은 마음에 하는 것이지 그 일이 산후관리사의 일은 아니다. 산모의 집에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고 손부터 씻을 것, 젖병은 청결하게 열탕 소독을 할 것 등등. 사소한 것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친정어머니의 우려가 현실이 되기도 한다. 나를 허드렛일하는 사람처럼 대하는 분도 더러 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산후관리사의 일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호칭도 제각각이다. 관리사님 혹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게 매뉴얼이지만, 사람 상대하는 일이 어디 마음처럼 되는가. 몇번 말씀드리다가 정 안 되는 분은 포기하는 편이다. ‘아무렇게나 불러주십시오. 어떻게 불러도 당신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서비스직 특유의 고충이 있지만 잘해주려는 산모님이 더 많다.광고 한번은 출산하고 조리원에 가지 않은 산모님을 돌보았다. 비건식을 바라는 분이라 단백질 보충을 위해 쓸 수 있는 재료가 적었다. 주로 콩과 두부로 음식을 차렸다. 쉽지 않았지만 잘 마무리하고 나올 수 있어서 감사했다. 집마다 사연이 있고 거기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직업의 특성이다. 그렇기에 늘 긴장해야 한다. 모유 수유하는 산모님들에게는 수유 전 따듯한 물을 건네고 아가가 젖을 다 먹으면 아가를 건네받아 트림하게 한다. 아가의 등을 쓸며 건강하기를 기도하고, 이 가정에 사랑스러운 아가를 보내주셨듯이 감당할 수 있는 체력과 지혜를 달라고 기도한다. 아가들은 그저 사랑이다. 눈을 감아도 예쁘고 떠도 예쁘다. 울어도 예쁘고 웃어도 예쁘다. 잠에서 막 깬 아가는 찐빵처럼 따듯하다. 보드라운 볼, 어깨며 목덜미며 송송 나 있는 솜털까지 어디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다. 그런 아가를 돌보는 나의 직업, 산후관리사. 나를 복이라 말해주시는 산모님의 애정 어린 말에 오늘도 살아갈 힘을, 원동력을 얻는다. 나는 이 일이 좋다. 마음을 나누며 웃기도 울기도 하는 산모들을 보며 이 일을 시작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종종 내가 그들의 가족이 된 듯한 다정한 느낌을 받는다. 육아를 시작하는 이들을 응원하며 방긋 웃는 아가를 귀여워하며 그 탄성의 시간을 기꺼이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아이 키우기 힘들고 돈도 많이 드는 나라이다. 하지만 새싹 같은 아가들을 보며 “너희가 대한민국의 미래다” 하고 읊조려본다. 말도 안 되게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 그래도 이 세상에 와준 너희가 고맙고 반가워. 오늘도 한달음에 달려간다. 아가야, 오늘부터 너를 돌봐줄 선생님이야, 잘 부탁해. ※ 노회찬 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기획한 ‘6411의 목소리’에서는 삶과 노동을 주제로 한 당신의 글을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12장 분량의 원고를 6411voice@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새 생명에게 건네는 다정한 돌봄 [6411의 목소리]
허금숙 | 산후관리사 나는 40대 산후관리사이다.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산후관리사이다. 이전에는 요양원에서 사회복지사 업무를 보았다. 정든 어르신들이 한 분 두 분 돌아가시는 것에 회의와 덧없음을 느꼈다.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그러던 찰나에 ‘누군가를 돌보는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