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레몬나무의 바다 l 마리아 돌로레스 아길라 지음, 김난령 옮김, 밝은미래, 1만9000원 광고 폭력과 멸시는 성인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그저 또래 소녀 마리아의 마음을 궁금해하며 성탄을 기다리던 소년 로베르토는 어느 날 삶으로부터 예기치 않은 ‘급습’을 당한다. 사람들은 그가 세상을 알기엔 너무 어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로베르토는 급습을 당하기 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다. “때로는 어떤 일이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을. 이야기는 이민자 반대 정서가 미국 백인 사회를 휩쓴 1931년을 배경으로 한다. 멕시코인들이 기회를 찾아 국경을 넘은 지 오래였다.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 레몬그로브의 주민들은 마을 초등학교에서 멕시코계 아이들을 분리하길 원했다. 당시 미국 남서부의 여러 지역에는 이민자 격리 목적의 ‘미국화 학교’가 흔히 세워졌다고 한다. 그러나 레몬그로브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던 멕시코인 공동체는 순순히 물러서는 대신 투쟁을 택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그 투쟁의 중심에 선 소년 로베르토 알바레스다. 광고 “내가 사는 곳은/ 레몬나무의 바다./ 줄줄이 늘어선 나무마다/ 반짝이는 노란 열매들이 알알이 박혀 있다.” 산뜻한 레몬 향기가 풍기는 것만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인종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시의 형태로 풀어낸 운문 소설이다. 작은 마을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부터 차별에 반대하는 법정 공방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을 불필요한 설명 없이 장면으로 그려내 되레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사건이 일어날 즈음 소년의 마음은 오로지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었다. 신문을 읽던 아빠의 미간이 찌푸려질 때, 뜻을 알지 못하는 ‘급습’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거리에서 마주친 남자들이 멕시코인을 조롱하는 말로 로베르토와 친구들을 가리킬 때, 뱃속에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마침내 학교를 옮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소년은 생각했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단지 쓰는 말이 다르다는 이유로/ 저들이 우리를 내쫓을 거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나?”광고광고 주민들이 저항을 결심하고 멕시코 영사관과 함께 법정 투쟁에 나섰을 때, 로베르토는 쫓겨난 멕시코계 학생들을 대표해 증언에 나선다. 아빠가 늘 소년에게 말했듯, 소년은 “푸투로(스페인어로 ‘미래’)”이니까. 약자들의 흔치 않은 승리를 다룬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어린이·청소년들은 저절로 차별받는 약자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됐고, 올해 뉴베리 아너상 등 어린이 문학상을 휩쓸었다. 충분히 그럴만하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넌 우리의 ‘푸토로’, 미래란다”…차별에 맞선 소년 [.txt]
폭력과 멸시는 성인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그저 또래 소녀 마리아의 마음을 궁금해하며 성탄을 기다리던 소년 로베르토는 어느 날 삶으로부터 예기치 않은 ‘급습’을 당한다. 사람들은 그가 세상을 알기엔 너무 어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로베르토는 급습을 당하기 전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