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현대 사회 생존법 l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오렌지디(2024) 광고정지우의 책과 맥주 많은 사람들이 일은 적게 할수록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자기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거나 다른 사람에게도 권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남들이 볼 때는 그럴싸한 직업을 가진 사람도 “이 직업은 절대로 자식에게 권유하지 마라”라면서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다. 우리는 과연 나의 일을 사랑할 수 있을까. 알랭 드 보통은 ‘현대 사회 생존법’에서 현대 사회에 대한 다양한 열쇳말로 성찰을 이어간다. 소비, 가족, 개인주의 등 열쇳말 하나하나마다 새겨진 성찰들이 모두 새겨들을 만하다. 내게는 그중에서 특히 ‘일’에 대한 통찰이 깊이 와닿았다. 그는 이전까지 인류가 ‘행복한 일’이라는 걸 몰랐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행복한 일’이 발견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광고 그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는 “자신과 대중을 모두 기쁘게 만들 수” 있는 일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가수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기도 하지만 자기를 위해 곡을 만들기도 한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공간은 타인을 기쁘게 하는 초대 공간이기도 하지만, 자기가 가꾸어 나가는 기쁨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옷을 만들면서 칼라 모양이나 자수 무늬를 고민할 때, 패션 디자이너는 옷을 입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스스로도 재미를 느낀다. “만족스러운 일은 행복에 대한 통찰에서 시작된다. 훗날 기업, 직업, 직무 등으로 불리는 것들은 처음에는 그저 쾌락을 증대시키거나 고통을 감소시키는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함께 누리면 좋겠다 싶은 것, 또는 삶에서 제거하고 싶은 마찰이나 불편함을 감지할 때 일을 향한 긴 여정에 착수한다.”광고광고 요즘에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직업과 일에 대한 고민과 불안도 많아졌다. 사람들은 당장 자신의 일이 사라지지 않을지, AI가 대체 가능한 불필요한 일이 아닌지 고민한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이 있다면, 타인에게 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통찰을 가지고자 애써보는 것이다. 나는 무엇으로 타인에게 크고 작은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세상에 ‘어떤 쓸모’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내가 타인에게 ‘어떤 행복’을 줄 수 있을까로 바꾼다면, 조금은 돌파구가 보이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나는 ‘말과 글’로 타인에게 주는 행복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2시간짜리 강의가 있으면, 그 시간 동안 여기 온 사람들에게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행복을 줄까 고민하며 강의를 준비한다. 글을 쓸 때도, 그저 나의 감정만 토로할 수도 있겠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한 줌 유익을 더 줄까 고민한다. 이렇게 내가 읽은 책의 좋은 구절을 애써 소개하는 것도 그런 일환이다. 광고 오직 돈을 목적으로 하고, 일을 수단으로만 보는 관점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힘들게 한다. 대신 쉽지 않겠지만, 내가 더 나은 인간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대신 돈은 그에 대해 얻는 ‘부수적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일을 대하는 보다 나은 태도를 지닌 것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타인의 기쁨을 증가시키고, 고통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다 보면, 이 사회에서 나의 자리 하나쯤은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 작가·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