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우연성, 아이러니, 연대 l 리처드 로티 지음, 김동식·이유선 옮김, 사월의책(2020) 광고정지우의 책과 맥주 글쓰기 강의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소재’를 어디서 찾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독립출판 등으로 책을 낸 적 있는 분들 역시 ‘책 한권’ 쓰고 났더니 더 이상 쓸 얘기가 없다는 고민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렇게 매일 글을 쓰고, 매년 책을 내는 게 신기하다면서 말이다. 그러면 나는 대답한다.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100번도 다시 쓸 수 있는 사람이 작가입니다.” 작가는 삶의 모든 경험을 재서술한다. 한번 다녀온 여행은 한번의 글쓰기로 막을 내리지 않는다. 처음에 글을 쓸 때, 그 여행은 꿈꾸던 자유를 누린 기록일 수 있다. 그러나 다음에 쓸 때는, 그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풍경들을 추억하는 글이 될 수 있다. 그다음 쓸 때는 그리운 동행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었던 이야기로 가득할 수 있다. 하나의 여행으로도 글은 수십번 다시 쓰일 수 있다. 하나의 삶으로도, 하나의 사랑으로도, 하나의 청춘 시절로도 마찬가지다. 글을 다시 쓸 때마다, 그 속에서 새로운 디테일과 빛을 발견하고, 작가는 지금 여기에서 다시 자기의 이야기를 써나간다. 철학의 언어를 빌리자면, 이것은 삶을 ‘재서술’하는 작업이다.광고 미국의 철학자 리처드 로티는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사월의 책)에서 ‘자유주의 아이러니스트’라는 인물을 제시한다. 이는 자기 진리의 ‘고정성’을 믿기보다는 ‘우연성’을 믿으며 끊임없이 진실을 ‘재서술’하는 주체다. 저자는 우리가 매번 자기 자신, 삶, 타인, 인류에 대해 고정된 진리를 찾기보다는 매 시대 ‘재서술’을 통해 창조해 간다는 점을 강조한다. “프루스트나 청년 헤겔과 마찬가지로 니체는 재서술에 있어서 자신의 숙련된 능력, 즉 동일한 상황에 대해 정반대의 서술 사이를 오가는 능력을 즐겼다.”광고광고 리처드 로티는 일관된 진리에 집착하는 것을 벗어나, 작가나 사상가가 자유롭게 자기 자신이나 주변에 대해 ‘재서술’하는 과정 자체에 주목했다. 소설가 프루스트는 타인들에 의한 시선이나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가 그런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 즉 자율적으로 되는 방법은 그를 서술했던 사람들을 다시 서술하는 것”이었다. 청년 헤겔, 니체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관점을 창조하며 다시 썼다. 나는 그들처럼 위대한 인물은 아니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글을 쓰며 살아간다. 주위 사람들이 바라볼 때, 나는 재테크도 잘 못 하고, 대세에서 뒤처진 사람일 수 있다. 아파트 저점 매수를 놓치거나, 명품 하나 없는 가련한 존재일 수 있다. 그러나 나를 그렇게 서술하는 세상의 어휘에 갇히고 싶지 않을 때, 나는 늘 나의 삶을 다시 쓴다. 내가 믿어왔던 글쓰기와 내가 사랑해 온 시간과 문학에 대해 쓴다. 그렇게 나는 나의 관점에서 내 삶을 다시 창조한다, 매일.광고 글 쓰는 사람은 경직성과 끊임없이 싸울 필요가 있다. 하나의 진리에 매몰되기보다는, 글 쓰는 인생 전체를 ‘재서술의 여정’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싶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영원불변하지 않는다. 유연함을 장착하고, 내 삶의 모든 것, 모든 사랑, 모든 슬픔에 대해 다시 쓰자. 자유주의 아이러니스트가 되자. 작가·변호사
나는 내 관점으로 나의 삶을 창조한다 [.txt]
정지우의 책과 맥주 글쓰기 강의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소재’를 어디서 찾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독립출판 등으로 책을 낸 적 있는 분들 역시 ‘책 한권’ 쓰고 났더니 더 이상 쓸 얘기가 없다는 고민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렇게 매일 글을 쓰고, 매년 책을 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