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각) 워싱턴 연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광고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0일 새벽(한국시각) 연방기금 정책금리를 현행 수준(연 3.50~3.75%)으로 동결한 가운데 “이미 시장금리가 상승해 정책적 안도감을 제공한다”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발언을 놓고 금융시장이 혼란스런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채 투매로 시장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채권 자경단’ 활동을 워시가 일부러 의도하면서 통화 긴축을 연준 정책수단이 아니라 시장에 맡기는 쪽으로 전략을 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워시 의장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기자회견 직후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연 5.2%대로 튀면서 19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이날 미 국채시장은 연준이 ‘동결’ 결정과 통화정책 성명서,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내보낸 신호를 해석하면서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은 이번에 연준 의원(투표권 행사 12명) 가운데 3명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데다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2% 물가 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확인한 터라 이번 동결을 오는 9월 등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매파적(긴축적) 동결’로 해석한다. 통상 연준 정책금리 인상이 예상되면 미 국채시장에서 단기물(2년) 금리가 오르고, 금리 인상에 따른 향후 물가 안정 기대로 장기물(10년, 30년) 금리가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오히려 단기물 금리가 하락하고 장기물 금리가 상승하는 반대 흐름을 나타냈다. 통화정책 변경에 민감한 2년물(4.24%)은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반면, 10년물(4.67%)은 7.5bp 상승하고, 30년물(5.22%)은 무려 11bp 상승하면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메리츠증권은 워시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금융환경이 긴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것이 연준의 물가 목표(2%) 달성 역량에 어느 정도 안도감(some comfort)을 주었다”는 얘기라고 평했다. 연방금리를 급하게 올리지 않아도 될 여유를 시사한 것으로, 이 발언 직후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5.2%를 돌파하고 뉴욕 증시의 하락폭도 커졌다는 것이다. 메리츠 증권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파이터’ 의지가 약해 채권 자경단의 활동으로 30년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까지 약세를 기록했다는 해석이 다수”라고 말했다.광고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은 재정적자 혹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중앙은행 및 정부의 통화·재정 정책에 반발해, 대량으로 보유한 채권을 투매하는 방식으로 시장금리를 높이는 행동에 나서는 투자자들을 뜻한다. 헤지펀드·연기금·뮤추얼 펀드 등 장기 채권을 대량 보유한 월가의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채권 자경단 활동 주체로 꼽히는데, 미국 국채를 대량 보유한 동아시아국가 중앙은행 등이 자경단에 동참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반적으로 채권 자경단 활동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고, 국채 발행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에 위력을 드러낸다.이번 30년물 장기금리 급등세를 두고 국내 증권가는 워시 의장의 의도라고 해석했다. 연준이 직접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시장금리가 스스로 오르면서 대출과 투자를 위축시키는 ‘긴축 효과’를 대신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강승원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전형적인 채권 자경단의 움직임이며, 워시가 이를 유도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위시는 연준이 움직이지 않고도(금리인상 지연) 장기 실질금리가 상승해 긴축 효과를 낸다면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정치적 압박을 피하면서도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워시가 판단한 묘수”라면서 “긴축의 주체가 시장이 되게 해 향후 7월 고용·물가 데이터 확인 전까지 충분한 긴축효과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광고광고메리츠증권은 “이번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 금융시장의 해석은 혼란스러워한다”며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된다는 것보다 이른바 ‘타코’(TACO·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가 (인플레 대응에)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평했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임무를 연준보다는 중동전쟁 관련 트럼프의 행동에 의존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는 다소 익살스런 평인 셈이다.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