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온 세상 만들기의 비밀을 찾아서’ 옥상 전시 설치작 ‘휴먼 버드’. 손을 날개처럼 퍼덕이며 날아오르는 사람들과 새들의 모빌. 사진 유지원광고유지원 | 타이포그래피 연구자·글문화연구소 소장 모든 어른과 모든 어린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전시가 있다.‘온 세상 만들기의 비밀을 찾아서’. 전시공간 ‘피크닉’에서 펼쳐지는 ‘디자인 스튜디오 콤파니’(이하 콤파니)의 전시. 콤파니에서는 한국 출신 아무 송과 핀란드 사람인 요한 올린이 헬싱키를 근거지로 활동한다.광고전시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리가 어린 시절 품었던 탄성 어린 기쁨이 톡톡 피어오른다. 나는 미술을 시작한 첫 순간, 손끝에서 무언가 만들어져 나오던 신기함의 기억이 그립게 떠올랐다. 오래 봉인된 감정이 여전히 내 안에 있다고 일깨워주는 공간이었다. 창작자의 천진한 마음을 30년 가까이 지켜오며 작품으로 쌓아 올린 사람들이 여기 있었다.만든다는 것은 물건과 인간이 조응하는 일이다. 물건에도 생애가 있어, 그 물건에 삶을 흘려 넣는 일이다. 전시장의 작품을 마치 생명체처럼 바라보면, 이 전시의 결코 가볍지 않은 성찰적인 메시지가 크고 깊게 드러난다. 그들은 디자인의 역할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었다. 디자이너로서, 제작 생태계 전체를 돌보며 살아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광고광고‘온 세상 만들기의 비밀을 찾아서’ 전시장 입구. 사진 유지원전시 공간은 남산 자락에 면해서, 건물 안 계단을 오르는 일은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 여행이 된다. 전시 디자이너 린다 베르그로스는 기찻길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내었다. 물건들의 생애가 이 길을 따라 펼쳐지며 우리를 이끈다.한 층. 손으로 만들어 그린 지구본이 매달려 있다. 드리워진 세계지도 가림막을 지나면 세계의 씩씩한 장인들을 찾아 나서는 탐험이 시작된다. 핀란드로, 러시아로, 인도, 일본, 멕시코, 페루로….광고전시장 2층의 드로잉 스케치들. 사진 유지원다음 층. 이야기는 드로잉이라는 언어로 건네어진다. 손으로 그린 그림에는 언어를 초월하는 힘이 있어, 드로잉은 온 세상 만들기의 비밀에 다가가는 열쇠가 된다. 세계의 장인들이 연주자라면, 콤파니의 두 디자이너는 ‘악보’ 역할을 하는 드로잉을 건네며 협업한다. 이런 존중과 이해와 애정 위에서, 온 세상의 비밀을 품은 위트 넘치는 정겨운 물건들이 세상에 태어난다.3층. 콤파니 디자이너들의 스케치는 세계 장인의 손길을 거친 물건으로 거듭난다. 사진 유지원또 다음 층. 이렇게 만들어진 물건들은 소중하게 써줄 사람을 만나야 한다. 흥겨운 시장이 펼쳐진다. 멕시코의 시장에는 온 세상 물건과 사람들이 모여든다. 문화는 섞이고, 만남의 기쁨은 축제의 폭죽처럼 팡팡 터진다.4층. 멕시코 시장. 문화는 섞이고, 물건들은 다시 사람을 만난다. 사진 유지원마침내 옥상. 파란 하늘이 펼쳐지고, 남산타워가 보이는 곳. 하얀 가방과 보자기를 잔뜩 짊어진 두 거대한 인물 인형이 걸어 나간다. 그들 주위로 손을 날개처럼 퍼덕이는 사람들과 새들의 모빌이 날아오른다. 설치 작품의 제목은 ‘휴먼 버드’.자연과 환경을 헤아려 사랑으로 만들고, 공정한 대가를 치르고, 끝까지 써서 마지막을 함께하는 것. 물건들의 기쁜 생애는 이렇게 순환한다. 대량생산된 물건들은 때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잊은 채 환경을 해쳐가며 생산되고 또 쉽게 버려지곤 한다. 이 전시는 지역의 창작 생태에 조응하는 한 실천을 보여준다. 물건에 담긴 이런 마음들이 ‘휴먼 버드’의 날갯짓에 실려, 누군가의 삶에 깃들기 위해 훨훨 날아간다. 그의 품에서 행복하게 한 생애를 살아가려고. 아름답게 소멸해 기억으로 남겨질 때까지.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