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황예랑 | 디스토리팀장광고 의료취약 지역에 있는 ㄱ병원은 ‘군’에서 유일한 병원이다. 다행히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내·외·산·소’ 진료를 모두 본다. ‘내·외·산·소’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진료 과목을 뜻한다. 응급실은 의사가 없어 문을 닫았다가, 연봉 수억원을 주고 전문의를 모셔와 다시 열었다. 하지만 야간에는 파행 운영된다. 인건비를 아끼려 혈액 검사를 담당하는 직원 근무를 빼고, 의사가 검사 없이 약만 처방해주기 때문이다. 지역 어딜 가나, ㄱ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응급실 운영에는 돈이 많이 든다. 충청도의 한 지방의료원 응급실 의사 연봉은 5억원이다. 또 다른 지역 공공병원의 응급실도 의사 인건비로만 1년에 8억~9억원이 든다. 의사가 최소한 2~3명은 필요해서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의사를 구하기 힘드니 지역 병원들은 응급실 운영을 꺼리고, 지역의 환자들은 응급실을 찾아 몇시간을 헤매는 ‘뺑뺑이’를 돈다. 지역에는 아이를 낳을 산부인과도, 아이가 아플 때 달려갈 소아과도 점점 사라져 간다.광고광고 지난 22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를 주재했다. 어디에 살든지 모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필수의료에 대한 국가 책임 확대,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유기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지역필수공공의료실’이라는 거대 조직을 신설했다. ‘지·필·공’. 이재명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대표하는 줄임말이다. 지역과 필수의료 붕괴는, 사실 따지고 보면 공공의료 약화와 맞닿아 있다. ‘돈’이 되는 곳을 찾아 민간의료가 움직이는 탓이다. 인구가 수도권으로 쏠리는 것만큼이나, 의사와 병원도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의사들은 돈 많이 못 벌고 일하기 힘든 ‘내·외·산·소’를 기피하고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을 선호한다.광고 앞서 윤석열 정부는 ‘공공의료’를 지워버리고자 ‘필수의료’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가가 책임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줄이는 대신에, 중증·응급·분만·소아 등 생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필수’ 분야에만 집중해 민간병원도 지원해주겠다는 의도였다. 이재명 정부는 ‘필수의료’ 기조를 이어받되, 윤석열 정부와는 달리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지역필수의료법’은 지역·필수·공공의료라는 서로 다른 층위의 문제들을 조합해 타협한 결과다. 그런데 ‘지·필·공’이 첫걸음부터 흔들리는 분위기다. 국가 책임이란, 결국 예산에 달려 있다. 지역필수의료법에는 담배 개별소비세의 55% 등을 재원 삼아 특별회계를 도입하도록 못 박았다. 내년 특별회계 규모는 1조2천억원이다. 문제는 1조2천억원을 ‘돌려막기’ 하려 한다는 점이다. 신규 사업이 아니라 기존 보건복지부 예산 사업을 옮겨와 ‘꼬리표’만 바꾸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이렇게 해서는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많이 지원해주고,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우선’ 지원한다는 계획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의사가 없고 병원이 없는 의료취약지에는 건강보험 수가를 올려줘도 큰 도움이 안 된다. 의료 인력을 지원해주고 국가가 책임지는 병원을 지어주는 게 먼저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누구보다 그 중요성을 잘 안다. 공공병원인 성남시의료원 ‘덕분에’ 이 대통령은 “정치를 결심”했다. 시민들과 함께 성남시립병원 설립 추진운동을 벌였고, 2010년 성남시장으로 당선된 뒤에 시 예산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했다. 정은경 장관은 공공병원과 의료진 ‘덕분에’ 당시 질병관리청장으로서 코로나19 유행을 무사히 막을 수 있었다. 지방의료원들은 경영난을 겪으며 아직 코로나19 유행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돈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면,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yrcomm@hani.co.kr
뺑뺑이와 돌려막기 [한겨레 프리즘]
황예랑 | 디스토리팀장 의료취약 지역에 있는 ㄱ병원은 ‘군’에서 유일한 병원이다. 다행히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내·외·산·소’ 진료를 모두 본다. ‘내·외·산·소’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진료 과목을 뜻한다. 응급실은 의사가 없어 문을 닫았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