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김아무개씨가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쓴 공부 계획 캘린더. 본인 제공 광고“나만 학원에 안 다녀서 떨어졌나?” 3년 동안 취업을 준비한 배수경(31)씨는 지난해 계속 최종면접에서 떨어지자 코칭 학원에 등록했다. 수업 2회에 15만원을 지출했다. 일대일 모의면접 코칭도 받았다. “그래도 계속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니까 집중교육 프로그램인 ‘부트캠프’에도 등록했어요. 과정당 40만원 정도 하는데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적을 수 없으면 불안해서 사교육을 늘려갔어요.” 공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박아무개(29)씨는 지난 2년 동안 자격증 5개를 땄다.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국가공인자격증인 데이터전문가자격증(SQLD), 데이터분석준전문가 자격증( ADsP), 한국실용글쓰기 준2급 등을 차례로 땄다. 자격증 하나를 준비할 때마다 강의료와 응시료 등으로 50만∼60만원을 썼다. “행정직군을 준비하지만, 서류에서 탈락할 때마다 막막한 마음에 가산점을 주는 자격증 공부를 추가했습니다.”광고 박씨와 배씨처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10명 중 9명이 취업 사교육을 하고 있다. 비영리공익법인 청년재단과 재단법인 교육의봄이 만 19∼39살 청년 55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조사한 ‘2026 취업 사교육비 실태조사’(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93.7%가 ‘취업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공 자격증을 따기 위한 사교육이 52.1%로 가장 많았고 토익과 같은 어학을 위한 사교육(43.4%), 자기소개서·면접·포트폴리오 등 취업 컨설팅(40.0%) 순으로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이들이 쓴 돈은 월평균 30만원으로 연 360만원을 취업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매달 20만원 이상~30만원 미만을 지출하는 이들이 136명(25.9%)으로 가장 많았고,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을 지출하는 이들도 45명(8.5%)이었다. 매달 100만원 이상 지출한다는 응답자도 17명(3.2%)이었다. 취업 기간 쓰는 생활비는 별개다. 청년들이 ‘취업 사교육’을 받는 이유는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9.4%는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취업에 불리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막연한 불안감에 자격증을 늘리고, 코칭과 컨설팅을 받으면서 정작 이들이 받는 사교육이 직무 능력과는 관련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광고광고 공기업 행정직군에 응시하고 있는 박씨는 자신이 딴 데이터분석준전문가 자격증이 실무와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취업 준비 3년에 접어드는 박씨는 “실무에서 쓸 것 같지는 않지만 계속 서류에서 떨어지니, 서류라도 합격하기 위해서 자격증을 따야 한다는 압박에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사교육비가 부담이 돼서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치고 시간에 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사교육비 압박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더 지쳐갔다.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63.6%는 취업 사교육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비용을 마련한 방법은 본인의 아르바이트 수입이 65.0%로 가장 많았다. 부모의 지원을 받았다는 응답도 55.1%였다. 취업을 위한 교육비를 청년 개인과 가족이 나눠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광고 배수경씨는 취업 준비 기간 동안 관련 학원비를 벌기 위해 낮에는 취업 준비를 하고 저녁 6∼10시에는 콜센터 아르바이트와 식당 아르바이트를 했다. 배씨는 “다른 사람들은 취업 준비만 오롯이 하는데 나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시간과 돈을 바꾸고 있다는 생각에 탈출구가 없는 게 아닐까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황수진씨가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쓴 감정일기. 본인 제공 3년 동안 연간 1천만원의 ‘취업 사교육비’를 지출했다는 황수진씨도 오전에는 취업 준비를 하고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5시간 빵집에서 일했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직무 관련 자격증을 1년간 준비했지만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위기가 왔다. 그사이 지원한 회사들에서도 줄줄이 탈락 소식이 겹치자, 사람을 만나는 일이 줄었고 말수도 줄었다. 황씨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며 “온전히 취업 준비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간과 몸을 소모하기 때문인 건 아닐까 생각하다가 지쳐가 심리상담을 받아가며 버텼다”고 말했다. 취업 사교육비를 벌기 위해 일하고, 일하는 만큼 취업이 늦어지는 악순환은 청년들의 구직 의욕까지 떨어뜨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발표한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 및 평가: 미취업 유형별 비교 분석’을 보면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 ‘쉬었음’ 상태일 확률은 4.0%포인트 높아진 반면 구직 상태일 확률은 3.1%포인트 낮아졌다. 배수경씨는 실제로 취업 준비 2년째에 네번째로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는 ‘쉬었음’을 경험했다. 배씨는 “정말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았다”며 “세달 동안 집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고 말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청년 가운데 가장 많은 171명(30.7%)이 6개월∼1년 동안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1∼2년 동안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138명(24.8%)에 달했다. 2∼3년 동안 취업을 준비했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70명(12.6%)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지만 긴 취업 준비 기간은 청년 구직자에게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모순이 청년을 더 힘들게 했다. 3년간 연 500만원씩 1500만원가량의 취업 사교육비를 지출했다는 김아무개씨는 “취업을 위한 스펙을 갖추려고 시간과 돈을 쓰고 있는데 정작 그 시간이 길어지면 취업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취업 준비 청년의 준비 기간을 공백기로 보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yeon@hani.co.kr
스펙 쌓으려 학원, 학원비 벌려 알바…‘악순환’ 에 지치는 청년들
“나만 학원에 안 다녀서 떨어졌나?” 3년 동안 취업을 준비한 배수경(31)씨는 지난해 계속 최종면접에서 떨어지자 코칭 학원에 등록했다. 수업 2회에 15만원을 지출했다. 일대일 모의면접 코칭도 받았다. “그래도 계속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니까 집중교육 프로그램인 ‘부트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