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한국노총·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2천원으로 올려 실질임금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선임기자 hyopd@hani.co.kr광고이승훈 | 경제평론가 대한민국 경제가 마주한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단순히 지표상의 성장 둔화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지난 30년간 누적되어 온 소득 및 자산의 극단적 양극화, 그리고 이로 인한 중산층의 붕괴와 ‘인적 자본’ 형성 능력의 총체적 약화가 진짜 본질이다. 기회의 사다리가 끊어진 사회에서 청년들은 미래를 포기하고, 이는 저출생과 인구 급감이라는 국가 소멸의 파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일회성 소비 쿠폰이나 임시방편식 처방을 과감히 혁파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소득을 구조적으로 보강하는 영속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그 혁신의 첫걸음은 최저임금 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에서 출발해야 한다. 과거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은 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적 비용 부담을 국가 재정이 아닌, 한계 상황에 직면한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했다. 그 결과 시장에는 막대한 피로와 갈등이 증폭되었고, 고용주가 고용을 포기하면서 일자리가 감소하는 ‘을과 을의 전쟁’이 벌어졌다.광고필자는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2027년 최저임금을 1만2000원으로 과감히 현실화하되, 국가 재정이 그 인상분의 20%(시간당 2400원)를 직접 지원하는 ‘최저임금 보조금 제도’를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 되면 고용주(100명 이하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실질 부담액은 시간당 9600원으로 조정되어, 2023년 최저임금(9620원)보다도 낮아진다. 영세 자영업자의 고용 생존권을 더 보장하는 것이다. 동시에 근로자는 월 급여 250만원 돌파, 연봉 기준 3000만원 선을 확보함으로써 고물가 국면 속에서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가계 소득을 튼튼하게 보강하게 된다. 최저임금의 안정은 당장의 임금 보전을 넘어, 이와 연동된 퇴직금과 실업급여 등을 결정하며, 이는 사회안전망의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중대한 마지노선이다.문제는 재정 재원이다. 전국적으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 400만~500만명을 지원하기 위해선 연간 24조~30조원 규모의 신규 재정이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필자는 산업 자본이나 서민들에게 가해지는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의 일반적 증세는 일체 배제하는 대신, 불공정하게 왜곡된 세제 구조의 합리적 교정과 예산 효율화를 통해 연 30조원 규모의 독립적인 ‘양극화 혁신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한다.광고광고첫째, 부동산 실보유세율을 정상화하자. 현재 대한민국 국부의 80%가 부동산에 기형적으로 쏠려 있음에도, 부동산 자산 가격 대비 실효보유세율은 고작 0.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오이시디) 평균(0.33%)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대기업과 최상위 부유층이 장악한 상업용 빌딩, 상가는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이 40% 미만으로 극심하게 과소평가되어 있고 빌딩의 건물분에 대한 종부세 부과조차 누락되는 거대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 빌딩 자산 가액의 공시지가 반영률을 주택과 비슷한 80%로 현실화하고 토지보유세를 글로벌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여 부동산 자산 실효보유세율을 오이시디 평균의 3분의 2 수준(0.22%)만으로라도 올리게 된다면,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연간 약 20조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기득권 그룹은 “부동산 관련 세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이미 충분히 높다”라는 주장을 흔히 제기한다. 과연 그럴까? 이는 선택적 데이터에 집중함에서 오는 인식의 오류이다. 물론 2024년 기준 부동산 관련 세금이 한국은 국내총생산의 약 3.0% 수준으로 오이시디 평균(1.6%)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부동산 관련 세금 그 자체가 많아서가 아니라, 한국의 부동산 자산 가치가 경제 규모(GDP)보다 비정상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 대비 부동산 자산 가치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무려 7.5배인데 반해, 주요 선진국 평균은 2.5~3.3배 수준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중대한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광고둘째,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예산 제도를 정상화하자. 1970년대 학령인구 폭증기에 고착화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자동 연동 공식은 학생 수가 반 토막 난 지금 심각한 재정 낭비를 낳고 있다. 교육청의 잉여금 누적으로 현금성 재난지원금을 남발하는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내국세 기계적 연동률을 기존 20.79%에서 18.00%로 소폭 조율해야 한다. 교육의 핵심 재원은 철저히 보전하되, 이를 통해 확보되는 연간 약 10조원의 재원을 사회적 약자의 구조적인 소득 안정으로 이양하는 것이다.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뉴딜 정신이 그러했듯, 참된 경제부국은 국가가 구성원들을 가난의 두려움으로부터 지키고 스스로 일어설 기회를 안겨주는 정의를 확립할 때 완성된다. 시장의 최약자에게만 책임을 지우던 모순을 끝내고, 국가가 일자리 보조금을 공동 분담하는 구조적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 경제 민주화의 새로운 장을 열기를 기대한다.
최저임금 보조금 지원해 ‘을들의 전쟁’ 막자 [왜냐면]
이승훈 | 경제평론가 대한민국 경제가 마주한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단순히 지표상의 성장 둔화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지난 30년간 누적되어 온 소득 및 자산의 극단적 양극화, 그리고 이로 인한 중산층의 붕괴와 ‘인적 자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