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아우슈비츠수용소 정문. 이본영 선임기자광고이본영 | 전국부장 배재고 야구부의 “스벅 가야지” 파문을 보며 15년 전 가을 폴란드 아우슈비츠수용소에 갔을 때가 떠올랐다. 안개까지 끼어 더 쓸쓸한 날이었다.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ARBEIT MACHT FREI)라는 악명 높은 구호가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았다. 붉은 벽돌 건물들을 단순하고 정연하게 배치한 모습은 다분히 독일적이었다.외관이야 어떻든 안에서는 인류사상 최대·최악의 학살을 웅변해주는 지옥 같은 풍경이 펼쳐질 것 같았다. 기대는 쉽게 충족되지 않았다. 살가죽과 뼈가 바싹 붙어 모두 비슷해 보이는 수용자들 사진과 그들의 생활에 대한 설명문 같은 것들이 많았다. 흑백 사진이니 현실감은 더 떨어졌다. 분기탱천하는 표현도 찾을 수 없었다.광고하지만 아우슈비츠는 결코 허명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증발해버린 사람들이 남긴 물건들이 있었다. 방마다 벽에서 좀 떨어진 곳에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벽을 설치해 공간을 만들고는 주인 잃은 물품으로 가득 채웠다. 가방, 안경, 의족 등 수천인지 수만인지조차 어림잡기 힘든 것들이 종류별로 가득했다. 그중 한 방에 쌓인 유품들은 인간성에 대한 확고부동한 환멸을 안겨줬다. 아이들 신발이었다. 아이들은 그걸 신고 아장아장 걷거나 깡충깡충 뛰어 부모에게 안겼을 것이다. 수천켤레 신발은 그 주인들이 실재했음을 명백하게 증언했다. 그 강렬한 기억 때문인지 난 기회가 되면 무덤에 갖고 들어가려고 내 아이 어렸을 때 신발을 한켤레 보관하고 있다.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죽어간 유대인 아이들 신발.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박물관 제공과연 신이 있어 인류를 심판한다면 이 때문이리라고 생각하며 전시실을 나서니 또 하나의 초현실적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고등학생들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놀이공원에라도 온 듯 마구 웃고, 떠들고, 장난치며 이동하고 있었다. 얄궂게도 독일어를 썼다. 철이 없기로서니 저 정도일까 싶었다. 인솔 교사로 보이는 사람은 오불관언의 태도로 그냥 걸었다.광고광고‘스타벅스 파문’은 철없는 사람들의 행진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음을 재확인해줬다. 왜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유희의 수단으로까지 삼는가를 따지는 것은 좀 복잡한 문제다.지금 중요한 것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반성한다고 했다는 점이다. 진심인지는 어떻게 아냐고? 고개 숙인 학생 중 일부는 마음속으로 완전히 승복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반성문을 써봤다면 알 것이다. 반성문은 원래 철저하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 쓰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핵심은 겉으로나마 반성하는 것이다. 그런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사회가 지적했고 학생들 스스로도 그렇다고 했다. 공동체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으며, 누군가 또 이런 짓을 하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형벌론에서는 이런 것을 일반예방효과라고 한다. 형벌을 통해 다른 잠재적 범죄자들에게 경고를 해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그런 효과까지 본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번 사안은 정리하는 쪽으로 가는 게 합당하다.광고그런데 10대보다 더 철이 안 든 것 같은 정치인들은 어떡하나. 정작 본인들은 잘못했다는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가해자들을 응원하는 행태까지 보였다. 이진숙 의원은 “이재명 정권은 생각에도 ‘수갑’을 채울 것인가”라며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려고까지 했다. 견강부회이고 할리우드 액션이다. 표현의 자유란 기본적으로 검열과 처벌 등 권력의 억압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이번 사안은 피해자 쪽에 대한 조롱에 사회적 지탄이 가해지고 민간 기관이 징계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침해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독일에서는 홀로코스트 피해자를 조롱하는 것만으로도 감옥에 갈 수 있다. 몰지각한 이들한테는 그런 곳에 가 마음껏 표현의 자유를 누리며 논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헌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이 반헌법적 언행을 감싸도 무탈하니 한국은 더 자유로운 나라라고 좋아해야 할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그 좋다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려고 “재명아 고등학생 말고 나랑 싸우자”며 저질 유희에 빠진 듯하다. “커피 한잔의 자유”를 강조했던 그는 아우슈비츠에서 낄낄거린 학생들을 나무라면 ‘표정의 자유’ 침해라고 따질지 모르겠다.배재고 야구부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는 이제 푸는 게 어떨까 싶다. 대신 계속 철없이 구는 사람들은 6개월 의원직 직무정지를 하면 좋겠다.ebon@hani.co.kr
아우슈비츠에서 웃고 떠든 학생들 [뉴스룸에서]
이본영 | 전국부장 배재고 야구부의 “스벅 가야지” 파문을 보며 15년 전 가을 폴란드 아우슈비츠수용소에 갔을 때가 떠올랐다. 안개까지 끼어 더 쓸쓸한 날이었다.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ARBEIT MACHT FREI)라는 악명 높은 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