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서울 도심에서 여러대의 배달 오토바이들이 운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김용현 | 한국폴리텍대 전기자동차과 교수광고 퇴근길 언덕에 집이 있어 한참을 힘겹게 오른다. 내가 걷는 골목길은 중앙선도 없고 보행자 보호도 없다. 마침 근처 중학교 하교 시간, 학생 여럿이 떼 지어 내려온다. 그리고 오늘도 예외 없이 굉음을 울리며 수십대 배달 오토바이가 오간다. 그 사이를 마을버스가 승객을 가득 싣고 달린다. 골목길에는 ‘도로 중앙 제한 속도 30㎞/h’라고 적혀 있지만 어림없다. 퇴근, 하교로 몰리는 승객과 늘어나는 차량으로 막히는 도로에 배차 시간을 맞추려는 투지로 역시 달리고 또 달린다. 저녁 식사 시간과 물려있어 시간이 돈인 오토바이 역시 달리고 또 달린다. 도로 중앙을 점령한 두 무법자는 사람을 가장자리로 몰아붙였다.광고광고 2022년 4월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으로 골목길에서 보행자는 도로 중앙을 다닐 수 있고 차량은 이를 피해 서행해야 한다. 도로의 주인은 사람인데, 여전히 차와 오토바이는 중앙을 독점하며 과속하고 있고 사람은, 특히 아이들이 아슬아슬하게 양쪽으로 밀려 걷고 있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줄었지만 생활 도로 사망자 수는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더불어 지난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보행자 교통사고 중 비고령자 사망자는 증가하였고 저녁과 야간에 집중되었다. 여기에 주목할 지점이 이륜차에 의한 사망자 증가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배달 오토바이와 비고령 세대인 학생과 직장인이 중심을 이룬 등하교, 출퇴근길과 연관이 있다고 나는 판단한다. 사고의 원인은 자명하다. 과속이다. 좁은 도로에서 그것도 보행자가 들끓는 시간,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차량이 섞인 공간은 그야말로 무법지대다.광고 분명 제한 속도를 30㎞/h로 낮췄는데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배달 산업 단가 구조를 보자. 빠른 배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늦으면 불이익을 부여하는 환경은 과속을 부추긴다. 재정난과 운전기사 부족, 배차 간격을 지켜야 쉴 수 있는 마을버스 기사들 역시 속도를 높여야 한다. 안타깝지만 속도 경쟁에 내몰린 그들, 경제 논리와 돈이 작동하는 도로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운전자를 무작정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더불어 강력한 단속이 없다. 단속 없는 규정은 힘이 약하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은 학생들과 직장인 출퇴근 길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그렇다면 매일 반복되는 위험한 골목길을 계속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나는 해결 방법으로 업체 개혁과 소비자 이해, 강력한 행정 집행을 주문한다. 우선 운전 기사의 과속에 대한 압박을 없애야 한다. 시간이 돈이고 배차 시간 준수가 필수인 환경을 만든 관련 업체가 과감히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도 속도에 대한 요구 수준을 낮춰야 한다. 빨리 먹는 것도 중요하고 버스 대기를 짧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가족의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시간을 양보해야 한다. 어쩌면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할지 모르겠다. 더불어 골목길마다 교통 과속 카메라를 대거 확충해야 한다. 제한 속도 30㎞/h라고 해도 단속이 없다면 규정은 힘이 없다. 사고만 안 나면 과속해도 문제없으니 배달 경쟁과 배차 시간 달성을 위해 과속의 유혹을 벗겨내기 힘들다. 골목길은 나와 타인의 삶이 섞인 공간이다. 매일 살기 위해 걸어가는 공간이다. 안전과 규제 그리고 돈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배달 기사도 마을버스 기사도, 그리고 이용하는 우리도, 어쩌면 하루를 버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안전은 예외를 적용할 수 없다. 결국 모두의 양보가 있어야 안전한 골목길이 된다.광고
속도가 삼킨 골목, 사람이 밀려난 저녁 [왜냐면]
김용현 | 한국폴리텍대 전기자동차과 교수 퇴근길 언덕에 집이 있어 한참을 힘겹게 오른다. 내가 걷는 골목길은 중앙선도 없고 보행자 보호도 없다. 마침 근처 중학교 하교 시간, 학생 여럿이 떼 지어 내려온다. 그리고 오늘도 예외 없이 굉음을 울리며 수십대 배달 오토바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