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6월29일 한지원 생활지원사가 경기 오산의 한 독거 노인 집을 찾아 안부를 묻고 있다. 정부가 폭염 취약계층 안부 확인 주기를 단축하는 등 보호 대책을 강화했지만 정작 돌봄 최전선에 있는 생활지원사 등에 대한 폭염 대비는 미흡한 상황이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광고“아버님, 에너지 바우처 나오니까 더우면 아끼지 마시고 에어컨 켜세요. 한낮에는 밖에 다니지 마시고 물도 많이 드시고요.”지난달 29일 오전 10시. 경기 오산의 한 독거노인 집을 찾은 생활지원사 한지원(가명)씨는 자신이 담당하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이용자 김현철(가명, 76)씨에게 폭염 시 주의사항을 거듭 당부했다. 커튼이 달리지 않은 창문으로 햇볕이 그대로 들이치는 집은 온실처럼 달아올랐다. 한씨는 배어 나오는 땀에 손부채질을 하며 김씨에게 식사는 챙겼는지, 몸이 아프거나 우울하지는 않은지 차례로 물었다.생활지원사는 돌봄이 필요한 취약 노인의 안부를 확인하고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정부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핵심 수행 인력이다. 전국 3만7천명의 생활지원사가 노인 56만6천명의 돌봄을 담당한다.광고무더위가 시작되면 생활지원사들의 업무량이 많아지며 긴장도도 함께 높아진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평소 주 2~3회인 방문·전화 안부 확인이 하루 1~2회까지 늘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직접 찾아가야 한다. 한씨는 8년간 이 일을 하며 집 안에서 쓰러진 노인을 구조하고, 홀로 숨진 노인을 발견하기도 했다.이날 여러 집을 오가며 폭염 시 노인 안전을 살핀 한씨는 정작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한씨가 더위를 피할 공간은 없었다. 방문을 마치면 되도록 그늘진 곳에 차를 세우고 에어컨을 켠 채 다음 방문 시간까지 대기하며 업무 기록을 처리했다. 차를 대기 어려운 동네에서는 한곳에 주차한 뒤 양산을 쓰고 걸어서 가정을 오갔다.광고광고한씨는 화장실은 시장이나 공공시설이 보일 때 미리 들렀다. 수행기관에서는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을 쉼터로 활용하라고 했지만 쉽지 않다. 한씨는 “민원인들 사이에서 더위를 식히기엔 민망한 데다, 공공 장소라 전화 업무를 보기도 어렵다”고 말하며 주민센터 마당 벤치에 앉아 땀을 식혔다.한씨가 도보로 방문 가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노인의 폭염 안부를 묻는 생활지원사가 폭염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은 정부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발표한 폭염 재난 관련 필수업무 종사자 실태조사에서 생활지원사는 폭염 때 근무 환경 악화가 두드러지는 핵심 직종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노동부는 생활지원사에 대해 “방문·이동 직종으로 폭염 재난 때 고온에 노출되고, 독거노인 보호 업무가 늘어나지만 휴게 장소나 보호구 지원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임을기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난 5월 ‘2026년 폭염 대비 취약노인 보호대책’을 지방자치단체와 수행기관에 안내하며 생활지원사 안전 조치를 포함했다”며 “폭염 등 재난 상황 때는 서비스 제공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야외 이동 근무를 최소화하고, 얼음물, 쿨토시 등 필요물품을 지원하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광고현장에서는 폭염기 생활지원사 보호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준을 마련해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임미 공공연대노조 경기본부 사무국장은 “어르신을 지키는 사람도 폭염으로부터 보호받아야 돌봄이 지속될 수 있다”며 “수행기관의 재량에 맡겨둘 게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 기준과 비용 지원 등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