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스페인 미켈 메리노가 1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글우드의 소파이 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벨기에와 경기에서 후반 교체 3분 만에 골을 넣고 아내, 아들을 향한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잉글우드/AFP 연합뉴스 광고축구의 신은 가끔 잔인할 만큼 극적인 시나리오를 준비한다. 마지막 순간, 승부의 추를 기울인 것은 불과 3분 전 투입 된 조커의 발끝이었고, 철벽 같던 황금 세대의 방패는 허망한 부상과 실책 속에 무너졌다. 그리고, 축구의 신은 기어이 ‘축구 천재들’의 맞대결을 성사시켰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1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글우드의 소파이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후반 43분에 터진 미켈 메리노(아스널)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벨기에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우승을 차지했던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4강 무대를 밟으며 ‘무적함대’의 위용을 뽐냈다. 반면 케빈 더 브라위너를 필두로 한 벨기에의 ‘황금 세대’는 마지막 불꽃을 피우지 못하고 4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경기는 짜임새 있는 스페인의 패스 축구와 벨기에의 날카로운 역습이 맞물리며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포문을 연 쪽은 스페인이었다. 전반 30분, 라민 야말이 오른쪽 측면을 허물며 시작된 공격에서 페드로 포로를 거쳐 다니 올모의 강력한 슛으로 연결됐다. 벨기에의 베테랑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가 몸을 던져 쳐냈지만, 문전으로 쇄도하던 파비안 루이스가 침착하게 리바운드 공을 밀어 넣으며 스페인이 먼저 기세를 잡았다.광고 벨기에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41분, 유기적인 패스 워크로 스페인의 압박을 벗겨낸 케빈 더 브라위너의 절묘한 패스가 시발점이 됐다. 오른쪽 풀백 티모시 카스타뉴가 올려준 정확한 크로스를 샤를 드 케텔라에가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해 스페인의 골망을 흔들었다. 스페인의 대회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끊어내는 통렬한 동점골이었다. 후반 들어 승부는 지략 싸움과 벤치 멤버의 두터움에서 갈렸다.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중반, 벨기에에 치명적인 악재가 찾아왔다. 든든하게 골문을 지키던 쿠르투아가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후반 25분, 백업 골키퍼 세너 라먼스와 교체되어 나간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벤치로 물러선 쿠르투아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감독은 후반 40분 올모를 빼고 미켈 메리노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이 용병술은 단 3분 만에 적중했다. 광고광고 후반 43분, 스페인의 크로스 상황에서 벨기에의 교체 골키퍼 라먼스가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고, 이 흘러나온 공을 문전에 있던 메리노가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가랐다. 16강 포르투갈전에 이어 다시 한번 교체 출전해 팀을 구한 ‘극장골’이자, 왜 그가 스페인의 확실한 조커인지를 증명한 순간이었다. 메리노는 골 세리머니로 오른손으로는 자신과 아들(마르코)의 이름인 ‘M’, 왼손으로는 아내(롤라 리버럴)의 이름인 ‘L’을 만들어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스페인 미켈 메리노(오른쪽에서 둘째)가 1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글우드의 소파이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골을 넣고 있다. 인글우드/AP 연합뉴스 벨기에는 경기 막판 로멜루 루카쿠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스페인의 육탄 방어와 골키퍼 우나이 시몬의 선방에 막히며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주저앉은 벨기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허탈함이 가득했고, 스페인 벤치는 축제 분위기로 뒤덮였다.광고 결승골의 주인공 메리노는 경기 뒤 “포르투갈전에 이어 다시 한번 팀에 기여할 수 있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라면서 “골문 앞으로 공이 흐르는 순간 오직 밀어 넣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축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4강전 준비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반면, 붉어진 눈시울로 취재진 앞에 선 벨기에의 주장 케빈 더 브라위너는 “(티보) 쿠르투아가 나간 것이 뼈아팠지만 그것 또한 축구의 일부”라며 고개를 숙였다. 황금세대의 종말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 결과는 아쉽지만 젊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성장했을 것”이라며 했다. 벨기에 로멜루 루카쿠(왼쪽)가 1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글우드의 소파이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스페인에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글우드/AFP 연합뉴스 스페인의 다음 상대는 프랑스다. 두 팀이 월드컵 본선에 맞붙는 것은 2006 독일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당시 16강전에서 지네딘 지단의 노련미에 막혀 스페인이 1-3, 역전패를 했다. 다만, 최근에는 유로 2024 준결승(2-1), 2025 네이션스리그 준결승(5-4)에서 모두 스페인이 이겼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4강 대결(15일 오전 4시·댈러스 경기장)은 야말(스페인)과 음바페(프랑스), 두 축구 천재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19살의 신성’ 야말은 “프랑스가 누군가를 두려워해야 한다면 우리다”라면서 “우리는 이전에 그들을 탈락시킨 적이 있다. 두 번이나 이겼다”고 했다. 그는 이어 “월드컵에서 우리 두 팀은 최고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으나, 두려움은 전혀 없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