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청소년 건강에 끼치는 나쁜 영향이 계속 확인되면서 전세계 의료계에서 “흡연과 같이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가 2025년 12월10일 세계 최초로 16살 미만의 계정 보유를 법으로 금지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미국·프랑 스 등 많은 나라에서 법으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 제정에 나선 상태다. 게티이미지뱅크 광고 김동찬 |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광고 “소셜미디어가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달 15일 16살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금지 정책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조치가 효과적일 것”이며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을 되돌려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작년 12월, 오스트레일리아는 청소년의 주요 소셜미디어 계정 보유를 금지하며 세계적인 규제 도미노 현상의 물꼬를 텄다. 플랫폼 자율규제나 부모의 판단에 맡기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가 직접 이용을 제한하는 후견주의 방식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한 것이다. 이후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 덴마크, 독일, 캐나다,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도 유사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진단과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광고광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언론은 외국의 강화된 규제 사례를 잇달아 보도하며, 한국도 더 이상 논의를 미뤄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도 같은 길을 가야 하는 걸까. 그 답을 내리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과연 금지의 효과는 있었는가. 지금까지 드러난 오스트레일리아의 시행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버스틴 등의 연구에 따르면 준수율은 27%에 그쳤다. 오스트레일리아 온라인안전감독관 보고서 역시 약 60% 이상 청소년이 여전히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래 환경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청소년은 우회가 쉽다고 답했고, 규제를 따르지 않는 친구가 더 인기 있다고 여겼으며, 플랫폼에 남은 친구들에게서 소외될 것을 두려워했다.광고 난센 등의 또 다른 연구는 청소년을 규제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규칙을 탐색하고 협상하는 행위자로 분석했다. 청소년들에게 우회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또래 문화 속에서 공유되는 디지털 지식이 되었다. 연구진은 “청소년 소셜미디어 금지의 효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이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사례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거대한 실험’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러한 정책은 대개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며, 이를 없애거나 제한하면 불안과 우울증 같은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 견해는 언론과 대중에 널리 퍼져 있으며, 많은 정책 입안자들은 과학적 논쟁이 이미 ‘종결된’ 것처럼 받아들인다. 이 통념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의 ‘불안 세대’다. 그는 이 책에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무너뜨린다고 주장하며 학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16살 이전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과학계의 평가는 신중하다. 많은 연구는 소셜미디어와 정신건강 사이에 상관관계는 발견되지만, 인과관계를 증명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본다. 즉 소셜미디어가 정신건강 악화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혹은 소셜미디어 사용을 실제 감소시킨 경우에도 정신건강 개선이나 수업 집중도 향상 효과는 비교적 작거나, 여전히 추가 연구가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보편적으로 해롭다는 현재의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소셜미디어 금지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규제 없는 인터넷 환경에 청소년을 방임하자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책일수록 시행에 앞서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효과와 한계,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과 정치권이 손쉽게 쏟아내는 ‘청소년 소셜미디어 금지’ ‘폰프리 스쿨’ ‘혐오 사이트 폐쇄’와 같은 대책들이 과연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낸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려는 충분한 투자와 노력 끝에 나온 것인지, 아니면 어른들의 불안과 통념을 앞세운 또 하나의 실험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청소년이 아니라, 바로 우리 어른들 아닐까.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