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영등포구 경인로 근처 준공업지역의 모습. 영등포구청 제공광고서울 주택 공급난의 해법으로 영등포·구로 준공업지역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여기에 왜 주택을 못 짓느냐”고 했고, 서울시는 다음날 “이미 추진 중”이라는 취지의 설명자료를 냈다. 하지만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김 실장은 이 토론회에서 “지금은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공급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등포나 구로 등 서울 일부 지역에는 과거 준공업 지역 단지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며 “여기에 왜 주택을 못 짓느냐고 물었더니, 서울시에서는 제조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했다.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도 전날 비슷한 취지의 기고에서 준공업지역 개발을 ‘멸실 없는 공급’ 방안으로 꼽았다. 기존 아파트를 허물고 주민을 이주시키는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공업지역을 활용하면 전월세 시장을 자극할 이주 수요가 적다는 논리다.광고이에 서울시는 다음날 낸 설명자료에서 “서울시 내의 모든 준공업지역에는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2024년 2월 ‘서남권 대개조’ 발표 뒤 후속 제도 개선을 거쳐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최대 400%로 올렸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 6곳 4694세대, 도시정비형 재개발 2곳 3359세대, 재건축·재개발 24곳 1만6966세대 등 모두 32곳에서 2만5천세대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제도가 마련됐다고 주택이 곧바로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 준공업지역은 약 20㎢인데, 이 가운데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이 28%, 이미 아파트 단지 등으로 주거화된 곳도 18%다. 지도상 준공업지역 면적 전체가 새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은 아닌 셈이다.광고광고제도는 열려 있지만 실제 공급 가능한 부지는 제한적이고, 사업 절차도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여기에 준공업지역을 단순 주택지로 전환하기도 어렵다. 준공업지역은 공업 기능을 전제로 한 용도지역이고, 기존 제조업체와 토지주,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다.실제로 영등포·구로 일대에는 철물·금속가공·기계수리 등 영세 제조업체가 밀집한 곳이 많다. 일부는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토지주와 공장 소유주, 임차 영업자의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주택 공급을 늘리더라도 기존 산업 기능과 영업자 대책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사업 추진 절차도 걸림돌이다. 토지 등의 소유자들이 동의해 조합을 구성하거나 사업 방식을 정해야 하는데, 이 단계에서 내부 합의가 지연될 수 있다.광고차 의원이 언급한 ‘멸실 없는 공급’이라는 말도 조건부로 봐야 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준공업지역이라고 멸실 수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등포는 준공업지역 안에도 기존 주택이 많고, 공장·상가의 이전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공업용지를 주거지로 전환하면 학교·공원·도로·주차장 등 기반시설도 마련해야 한다. 여러 블록을 묶어 주택·산업시설·도로·공원을 함께 설계하는 통합개발은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지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