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힌 뒤 꽃다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광고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 해결 등 부동산 공약을 전면에 내세워 6·3 지방선거에 당선됐다. 치열한 접전 끝에 지난 4일 당선을 확정 지은 오 시장은 부동산 문제를 서울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서울의 최대 현안은 부동산 문제다. 많은 서민들이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이것은 분명히 (정부가)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부동산 정책들을 펼친 부작용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5선 고지에 오른 오 시장이 생각하는 부동산 대책은 ‘압도적인 공급’이다. 신규 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주택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민간 재개발·재건축뿐이라는 것이 그의 일관된 생각이다. 오 시장이 선거 내내 행정적 지원을 통한 민간 중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을 강조했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향후 서울 주택 정비사업에 쏠리고 있다.정비사업 활성화로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오 시장의 부동산 공약 골자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2021년 오 시장이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고도화한 신통기획2.0으로 2031년까지 주택 31만가구(순증 물량 8만7천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다. 신통기획이 정비사업 구역 지정과 계획 수립 기간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면, 신통기획2.0은 그 이후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착공 실적을 내겠다는 내용이다.광고구체적으로는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위원회 구성을 생략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동시에 처리하는 ‘정비사업 하이패스 쾌속통합트랙’을 도입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신통기획을 통해 기존에 20년 넘게 걸리던 정비사업 기간을 13년까지 줄였는데, 신통기획2.0으로 1년 더 단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은 3년 내 착공 가능성이 큰 85개 구역의 8만5천가구를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주와 착공 단계에 있는 주요 사업지를 별도 구역으로 묶는 방식이다.사업성이 부족한 강북권 정비사업을 위해서는 각종 인센티브를 가동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일로·동일로·도봉로 등 폭 35m 이상 주요 간선도로변을 최대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상향하는 ‘성장잠재권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역세권 중에서도 환승역 반경 500m 이내에는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적용하는 도심복합개발 특례도 도입한다. 사전협상제 확대, 강북형 역세권사업 확대,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고도지구 높이 규제 완화 등도 인센티브로 제시했다.광고광고기간 단축에 인공지능(AI)까지 도입한다. ‘신통AI기획’을 통해 복잡한 법령 검토와 정비계획 수립을 자동 지원하고 반복적인 보완과 반려 절차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신통120을 통해서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하는 상담형 컨설팅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으로 이주비 대출이 막히자, 오 시장은 서울시의 독자적인 금융과 기금을 이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서울시 차원의 ‘이주리츠’를 설립해 최대 10만가구 규모의 이주자용 주택을 직접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주택진흥기금의 이주비 융자 재원도 5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서울 시민이 납입한 청약통장 자금이 서울 정비사업과 주거 안전망 확충에 쓰이도록 기금 구조를 바꾼다는 계획이다.광고행정 절차 빨라져도 사업성 개선 어려워정비업계에서는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사업성이 높은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오 시장 당선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사업성이 없는 지역이다. 현재 정비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공사비 상승과 분담금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이기 때문에 서울시의 행정적 지원만으로 활성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나 분양가 상한제 같은 핵심적인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크지만, 이를 해제하거나 완화할 권한은 서울시가 아닌 정부와 국회가 쥐고 있다.오 시장의 성패는 사업성이 낮은 강북권 일부 정비사업을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박사는 “강남권 등 원래 사업성이 좋은 사업지는 서울시의 규제 완화의 덕을 볼 수 있겠지만, 강북권은 사업성 자체가 낮다. 시장 권한으로 줄 수 있는 인센티브만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들”이라며 “재초환, 공공기여 확대, 임대주택 비율 강화 등 사업성을 핵심적으로 좌우하는 정책은 중앙정부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향후 서울시와 정부의 정책 조율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오 시장의 공약 중에는 정부 또는 여당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이주리츠 설립 등의 공약도 예산 편성과 조례 개정 등이 필요해 시의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의원 118석 중 81석을 차지한 상황이다. 주택진흥기금 개편 역시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 더구나 재개발·재건축에서 핵심적인 인허가권은 구청장이 가지고 있는데, 민주당이 서울 내 17곳 구청장을 휩쓴 상황에서 서울시와 자치구 간의 행정적 마찰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한편에선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도리어 집값을 띄우고 서울의 전월세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오 시장의 공약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지 중에서도 사업성이 없어서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곳을 규제 완화와 지원을 통해 억지로 진행하겠다는 얘기인데, 결국 분양가를 몹시 띄우게 될 것”이라며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했을 때에 생겨날 이주수요를 어떻게 감당할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