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 이본영 | 전국부장광고 승리의 이유는 명쾌하지만 패배의 이유는 구구하다. 정원오 후보가 이겼다면 여당 쪽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인기 덕이라고 했을 것이다. 혹자는 내란 심판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도 있었겠다. 정 후보가 진 마당이니 분석이 난무한다. 후보의 경쟁력, 공소 취소 논란, 오세훈 시장의 ‘내란 세력’과의 거리 두기, 부동산, 20·30 보수화…. 100년이 돼가는 대공황의 원인을 두고도 경제학자들의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저 모든 것을 버무리는 게 가장 안전한 답일 수도 있다. 구청장과 시의원 선거는 양상이 달랐지만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서울이 이렇게까지 딴 길로 간 적이 있나 싶다. 더불어민주당이 완전히 휩쓴다는 예상이 나올 땐 ‘보수의 심장’(대구)도 박동이 멎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의 서울 탈환 실패는 미스터리급이다. 오 시장은 스스로를 구원했을 뿐 아니라 ‘지역 정당’으로 전락할 뻔한 국민의힘도 구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돌 기자회견에서 “이해가 안 된다”고 한 장면들에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도 포함됐을 것으로 짐작된다.광고광고 이해의 폭을 넓히려면 서울이 우리가 알던 그 서울이 맞는지 따져볼 필요도 있다. 전엔 여촌야도라는 말을 흔히 썼다. 한국적 맥락에서 정확한 해석은 보수우파·독재 정부는 농촌과 지방 소도시, 그에 맞서는 쪽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 더 지지를 받는다는 것이다. 수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진보·자유주의 세력 지지세가 큰 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 공화당이 명함을 못 내미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수도의 특질 때문이다. 수도에서는 이질적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사니까 다양성을 존중한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크다. 나라를 이끄는 도시에 산다는 자부심 내지 의무감은 시민들에게 민주·공화주의의 수호자로서의 자의식을 부여한다. 4·19혁명과 6·10항쟁이 그런 사례다. 12·3 내란도 수도 서울의 시민들이 막아냈다.광고 서울은 이번에 나라의 다른 지역들을 선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역행했다. 저류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사실 강남만 따지면 대구·경북과 정치 성향이 과히 다르지 않았다. 강남 3구는 서울 안에서도 이질적 지역으로 치부됐다. 그런데 ‘강남 따라잡기’ 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강남 3구를 빼고 한강을 면한 구들 중 재건축 기대가 큰 곳들을 뜻하는 ‘한강벨트’라는 말이 있다. 한강벨트의 대표 주자인 용산은 오 시장과 정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16.9%포인트였다. 강남·서초구와 함께 강남 3구를 구성하는 송파구보다도 4%포인트 많았다. 여당 후보의 패인을 놓고는 전세난 탓에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컸다는 분석도 있다. 동시에 재건축 기대와 부동산 세금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고들 한다. 표심에는 집 없는 사람들과 집 있는 사람들의 상반되는 불만과 욕구도 뒤섞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강벨트는 아무래도 자산 가치 증식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는 쪽이 강하다. 집값 상승으로 서울과 지방의 자산 격차는 아찔할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함께 잘살기보다는 어떻게든 나만이라도 1등석에 끼고 싶은 욕망도 커졌다. 국민의힘은 이무기가 용이 되기를 소원하듯 ‘강남’으로 분류되고 싶은 욕망을 자극해왔다. 이번에도 서초구의 이웃인 동작구에서 “강남 4구 동작 완성”을 외쳤다. 지난 총선 때 동작을에서 당선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구호도 “동작을 강남 4구로”였다. 자기 이익에 표를 던지는 건 자연스럽지 않냐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란 공동체의 이익도 생각해야 하는 시간이다. 전국 각지의 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지방의회 선거에서 ‘내란 옹호 정당’ 논란을 겪은 국민의힘이 패주한 데는 그런 배경도 강했을 것이다.광고 오 시장이 계엄령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거리를 둔 게 주효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계엄의 기억이 생생한데 ‘계엄 4범’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위한 유세를 하고 다녔다. ‘원조 탄핵 대통령’은 오 시장을 직접 돕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란 심판’을 위해 한표를 던진 유권자들에게 서울은 대의를 가볍게 여긴 곳으로 생각될 수 있다. 욕망은 한강을 따라 흐르고 보수주의는 고층 아파트를 따라 진군한다. 이 길로만 가다가는 서울이 특권만을 추구하는 곳으로 비칠 것 같다. ebon@hani.co.kr
6·3은 서울특권시의 반란인가 [뉴스룸에서]
이본영 | 전국부장 승리의 이유는 명쾌하지만 패배의 이유는 구구하다. 정원오 후보가 이겼다면 여당 쪽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인기 덕이라고 했을 것이다. 혹자는 내란 심판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도 있었겠다. 정 후보가 진 마당이니 분석이 난무한다. 후보의 경쟁력, 공소 취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