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8일(현지시각) 이라크 나자프에서 열린 장례 행렬 도중, 이란의 피살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관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차량 주변에 추모 인파가 몰려 있다. 하메네이의 관을 실은 장례 행렬은 이날 시아파 이슬람의 주요 성지가 있는 이라크의 성도 나자프와 카르발라를 지날 예정이다. 나자프/AFP 연합뉴스광고지난달 17일 극적으로 타결된 미국과 이란 간 14개항 임시 양해각서(MOU)가 발효된지 채 한 달도 안 돼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피격에 대한 미군의 보복 공습, 이란산 원유 제재 재개, 그리고 이란의 맞대응 반격이 꼬리를 물면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안개속 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양해각서의 핵심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는 데 있다. 합의의 뼈대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상선 통항을 보장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판매 제재를 60일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행동 대 행동’이었다.그러나 미국은 이란이 오만 연안 항로를 지나던 상선들을 공격했다는 판단에 따라 7일(현지시각) 원유 제재 면제를 전격 취소하고 이란 남부 해안 일대 80여개 표적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이란도 곧바로 “바레인, 쿠웨이트 내 주요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양해각서를 떠받치던 두 기둥이 사실상 동시에 흔들리게 됐다.광고합의는 처음부터 불안한 토대 위에 서 있었다. 양해각서는 이란의 안전 통항 보장 의무를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포괄적 표현으로 규정했을 뿐, 해협의 관리 주체와 항로 지정 권한, 통행료 부과 여부 등 핵심 쟁점은 명확히 못 박지 않았다. 서명 직후부터 양쪽은 상반된 해석을 내세웠고 갈등은 지난달 말 이란의 상선 공격과 미군의 보복 공습이 한 차례 오가며 이미 표면화됐다.문제는 이번 위기를 외교적으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란은 지난 4일부터 2월28일 개전 첫날 피살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를 치르는 중이다. 추모객들이 “트럼프를 죽여라”는 구호를 외치는 상황에서, 이란 지도부가 미국의 공습과 제재 복원 앞에서 뒤로 물러서기는 어렵다. 시나 아조디 조지워싱턴대 중동연구프로그램 소장은 알자지라에 “테헤란 시위대 일부가 합의를 주도한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 등 협상 책임자들의 죽음을 요구하는 구호까지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광고광고트럼프 행정부도 물러서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공화당 쪽에서는 애초 이란산 원유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조처를 두고 비판이 적지 않았다. 미 해군이 보호하는 항로의 상선까지 공격받은 상황에서 원유 판매 제재 면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미국 당국자가 이날 시엔비시(CNBC)에 “이란은 좋은 행동을 보일 때만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당분간 전망은 밝지 않다. 아조디 소장은 알자지라에 “이 양해각서는 포괄적 정치 타결이 아니라 모든 전선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일 뿐”이라며 “최종 평화 합의가 없는 한 이런 충돌과 오판, 우발적 교전이 이란과 미국, 나아가 역내 전체의 분쟁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광고조지 더블유(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국장을 지낸 마이클 싱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양보의 대가로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내놓기를 기대했던 구상이 오히려 이란의 요구만 키운 셈”이라며 최종 핵합의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양해각서가 규정한 60일의 협상 시한이 3분의 1가량 흐른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협상 사정에 밝은 인사들을 인용해 “최종 핵합의를 위한 기술 협의가 사실상 시작조차 못 한 상태”라고 전했다.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