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1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2026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행사에서 사회적기업에 관한 기대와 희망을 담은 손팻말을 들고 주요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광고“고령층, 자립지원 청년들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기면 좋겠어요”, “돌봄 시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빈 상점들이 채워져 상권이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다문화 학생들이 잘 적응하면 좋겠어요”1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2026 사회적기업의 날’ 행사장 한 편에 세워진 ‘소원나무’ 판에 초록 하트 쪽지가 가득하다. ‘우리 동네에 이런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을 참석자들이 공유하는 부스가 마련됐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일터와 삶터에서 꿈꾸는 변화들은 20년 가까이 사회적기업들이 추구해 온 목표이기도 하다.이런 사회적 가치들과 이윤을 함께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은 조직 규모를 확대하는데 늘 제도적 걸림돌에 부딪혔다.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돌봄과 환경의 영역 등에서 ‘돈 안 되는 일’을 하면서도 시장에서 자생해왔지만, 사업을 더 키우는 데 필요한 자본을 끌어올 통로가 마땅치 않았다. 이런 사회적기업 앞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사회적기업 육성법 개정안 덕분이다. 개정안에는 사회적기업 협의회 같은 민간단체가 법정단체로 설 수 있도록 하고, 회원사끼리 이익의 일부를 적립해 융자·보증 등을 지원하는 ‘공제’ 사업의 근거가 담겼다. 법정단체는 법률에 설립 근거를 둔 공식 조직이다. 그동안 임의단체에 머물던 사회적기업 협의회가 법정단체가 되면 정책 건의, 공제사업 운영 등 공적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법은 “공제사업을 할 수 있다”는 근거만 열어놨을 뿐, 자본을 어떻게 모으고 굴릴지는 여전히 공백인 상황이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포럼에선 이 공백을 어떻게 채울지에 관한 다양한 논의도 이뤄졌다.광고‘예산 회복’ 약속에도...현장은 ‘체감 더디다’ ‘같이 잇는 가치, 함께 여는 내일’을 슬로건으로 내건 기념식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위축됐던 사회적기업 예산 회복을 넘어, 청년 문제를 비롯한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혁신의 플랫폼으로 사회적기업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회적기업 육성법 개정을 계기로 “정부와 사회적기업이 함께 정책을 만드는 민관협력의 새 장을 열겠다”고 덧붙였다.축사에 나선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는 사회적기업을 “혁신에 사람의 온기를 더하는 따스한 혁신”이라고 부르며, “제도가 바뀌고 예산이 살아난다는데 정작 현장에선 그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아직 크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회연대경제의 남은 과제를 언급하며, 2014년 처음 발의된 뒤 13년째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의 연내 제정을 다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취약계층에 맞춤형 창업과 에이아이(AI) 교육을 제공해온 유디임팩트를 비롯한 사회적기업과 우수 자치단체, 기관 등 27곳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광고광고‘2026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취약계층 고용과 사회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한 사회적기업, 우수 자치단체 및 기관, 개인에게 정부 포상이 수여됐다.공제, 보험 아닌 ‘생태계 금융’으로같은 날 오후 열린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 포럼’은 법 개정에 따른 현장의 대응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한기협)와 더불어민주당 이학영·박정 의원이 공동주최한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법정단체의 방향과 공제를 어떻게 설계할지 머리를 맞댔다.기조발제를 맡은 이상윤 성공회대 교수(경영학)는 사회적기업의 오랜 어려움의 원인을 ‘정보 비대칭’에서 찾았다. 이 교수는 “사회적기업이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 정부도 고객도 잘 모른다”며 “그러니 정당성도 흔들리고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제를 단순한 보험에 머물게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공제에 참여하는 사회적기업들의 경영 데이터가 쌓이면 신용평가가 가능해지고, 이것이 사회적 금융과 혁신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교수는 이탈리아협동조합연맹 레가쿱(Legacoop)의 상호기금 ‘쿱펀드(Coopfond)’를 사례로 들었다. 회원 협동조합이 매년 이익의 3%를 적립한 이 기금은 보험에 그치지 않고, 창업투자와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하는 ‘협동조합의 종잣돈’ 구실을 했다.광고이러한 구상이 현실이 되려면 사회적기업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공제를 ‘연대의 시험대’로 봤다. 이 대표는 “그동안 사회적기업은 개별적으로 성장하기에 바빴는데 협력과 연대를 정말 실천해 왔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법이 투자와 융자, 보증 등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지 정해두지 않은 만큼 회원의 필요를 파악해 우리 스스로 제안해야 한다”며 “원칙을 몰라서가 아니라 실행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기업들이 낸 돈만으로는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종훈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자문위원은 “공제기금이 안정적으로 굴러가려면 회원 부금에 더해 기업의 사회공헌 자금과 같은 외부 재원이 매칭돼야 한다”고 강조했다.1일 오후 서울 섬유센터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새 제도가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고민해야 할 지점도 논의됐다. 이창원 대구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은 지역 생태계와의 조화를 강조했다. 대구에는 공공기관 우선 구매 정책에 맞춰 사회적기업 제품의 조달을 대행하며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스스로 납부해 조성한 20억원 규모의 자조 기금이 이미 작동하고 있다. 이창원 회장은 “새 제도가 지역의 기반과 맞물리도록 설계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업종도 지역도 제각각인 사회적기업을 하나의 협회로 묶는 과정에서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자칫 주도권 다툼이 될 수 있다”며 특정 소수가 아닌 전체를 아우르는 투명한 조직 절차를 숙제로 꼽았다.고용노동부 김부경 사회적기업과장은 이번 개정을 국가와 민간의 관계 변화로 풀이했다. 김 과장은 “이제 정부 주도가 아니라 현장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민관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일자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 풀어야 할 사회문제는 훨씬 다양해졌고, 그 다양성을 정부가 모두 아우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제사업에 대해 “회원들이 믿고 부금을 낼 수 있도록 건전성 확보에 힘쓰겠다”며 책임준비금 적립과 회계 분리 등 신뢰할 수 있는 공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경미 한기협 상임대표는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현장의 다양한 고민을 나누며 하나씩 발전해갈 것”이라고 포럼을 갈무리했다. 공제의 구체적 모습은 향후 시행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글 ·사진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jinnytree@hani.co.kr
“빈 상점 채워져 상권 생겼으면”…사회적기업, 자본 자립 길 열렸다
“고령층, 자립지원 청년들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기면 좋겠어요”, “돌봄 시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빈 상점들이 채워져 상권이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다문화 학생들이 잘 적응하면 좋겠어요” 1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2026 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