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 제한 시도를 연방대법원이 기각한 30일(현지시각)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언론사 인턴들이 판결문을 들고 달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광고미국 연방대법원이 임기 말 주요 판결을 잇달아 내놓은 30일(현지시각), 워싱턴 대법원 앞에서는 낯선 장면이 연출됐다. 운동화를 신은 언론사 인턴들이 종이 판결문을 들고 대법원 건물 밖으로 뛰어나와, 대기 중이던 방송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이른바 ‘러닝 오브 더 인턴스’(running of the interns)다. 이날 대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 제한 시도에 제동을 걸고,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팀 참가를 제한한 주법은 허용했다. 또 정당이 후보와 조율해 선거운동에 쓸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을 폐지해 정치자금 규제를 한층 완화했다. 미국 시비에스(CBS) 뉴스는 이날 인턴들이 “출생 시민권, 트랜스젠더 선수, 선거자금 지출 한도 관련 주요 판결이 내려진 뒤 인쇄된 판결문을 언론에 전달하기 위해 어김없이 대법원에서 뛰어나왔다”고 전했다. ‘인턴들의 질주’는 오랫동안 대법원 보도를 상징했다. 대법원 안에서 카메라와 녹음 장비 사용이 제한된 데다가, 판결문 온라인 공개도 즉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송 기자들이 대법원 밖에서 생중계를 준비하는 동안, 언론사 인턴들은 대법원 공보실에서 종이 판결문을 받아 자사 기자에게 달려가야 했다. 엔비시(NBC) 뉴스에서 오랫동안 대법원을 취재한 피트 윌리엄스 전 기자는 2024년 6월 기사에서 2000년 ‘부시 대 고어’ 판결 당시를 회고하며 “당시 인턴들은 필수적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광고 이 질주에는 나름 엄격한 규칙이 있다. 대법원 건물 내부에서는 경찰이 뛰는 것을 통제하기 때문에 빠른 걸음으로만 이동해야 한다. 북쪽 출입구를 빠져나와서야 400m 안팎의 거리를 전력 질주한다. 2015년 시엔엔(CNN) 인턴이 고프로 카메라를 몰래 착용하고 달리다 대법원 경찰에 적발되는 일도 있었다. 이 질주가 널리 알려진 계기는 2000년 대선 결과를 사실상 결정한 ‘부시 대 고어’ 판결이었다. 이후 건강보험개혁법, 동성결혼 합헌 판결 등 역사적 사건이 나올 때마다 인턴들의 질주는 카메라에 잡혔고, 2010년대에는 인터넷 밈처럼 소비되기도 했다. 2014년 시엔엔 인턴이었던 제스 맥휴는 엔비시 뉴스에 “말 그대로 뉴스를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익명의 전직 인턴은 “정중하고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했지만, 동시에 이기고 싶었다”고 회고했다.광고광고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풍경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법원이 판결문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방식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는 판결문이 온라인으로만 배포되면서 인턴들의 질주가 한동안 사라지기도 했다. 지금은 피디에프(PDF) 판결문이 대법원 웹사이트에 선고와 거의 동시에 올라온다. 시엔엔의 법률 담당 기자 폴라 리드는 이날 뉴스레터에서 “코로나 이전에는 ‘인턴들의 질주’가 판결 소식을 얻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판결문이 전자적으로도 전달돼 인턴의 속도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판결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기 위한 필수 절차라기보다 방송 기자들이 현장에서 종이 판결문을 확인하도록 돕는 수단에 가깝다는 평가다.광고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판결문 들고 전력질주…미국 대법원 명물 ‘러닝 오브 더 인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기 말 주요 판결을 잇달아 내놓은 30일(현지시각), 워싱턴 대법원 앞에서는 낯선 장면이 연출됐다. 운동화를 신은 언론사 인턴들이 종이 판결문을 들고 대법원 건물 밖으로 뛰어나와, 대기 중이던 방송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이른바 ‘러닝 오브 더 인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