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이 열린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루체른호가 내려다보이는 뷔르겐슈토크 고급호텔 단지 로비에서 각국 대표단 관계자들이 만나 대화하고 있다. 뷔르겐슈토크/AFP 연합뉴스광고미국과 이란이 스위스에서 열린 첫 후속 회담에서 집중한 것은 종전 양해각서(MOU)가 흔들리지 않도록 관리할 장치였다. 이 장치들로 레바논 전선과 호르무즈해협에서 돌발 충돌을 막고, 이를 바탕으로 핵과 제재 문제를 단계적으로 다루겠다는 구상이다.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를 장치는 레바논 충돌방지기구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이 끝나지 않으면 최종 합의를 위한 핵 협상에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이 기구를 “첫 번째 진정한 시험대”라고 부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기구에는 레바논 정부와 미·이란, 중재국인 카타르·파키스탄만 참여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행동을 실제로 어떻게 통제할지는 제시되지 않았다.호르무즈해협 연락 채널도 같은 성격이다. 60일간 미·이란 사이에 직접 연락망을 두고 상선 통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오판을 막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반발해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빚어진 혼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광고향후 협상의 또 다른 관건은 이행 순서다. 이란은 원유 판매를 위한 제재 면제와 동결자산 해제, 레바논 군사작전 중단이 먼저 이뤄져야 핵 문제를 다루는 최종 협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라그치 장관은 일부 동결자산이 풀리고 대규모 재건·개발 계획도 시작됐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제재 완화의 범위와 자산 해제 규모, 재건계획의 재원과 추진 주체도 공개되지 않았다. 가장 어려운 핵 문제도 이번 주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리는 기술 협상으로 넘어갔다.이날 협상의 취약성이 회담 과정에서 드러났다. 약 80분간 진행된 공식 4자 회담이 정회한 사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위협 발언이 나오자 이에 반발해 이란 대표단이 회담장을 떠났다. 이후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설득으로 협상이 재개됐다. 관리 장치는 마련됐지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공방 또는 양국 지도자의 돌발 발언으로 협상 전체판이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워싱턴/김원철 특파원 김지훈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