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한글, 불편한 진실 l 강명관 지음, 푸른역사, 2만5000원 광고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학교에서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로 시작하는 ‘훈민정음 언해본’을 배운다. 선생님들은 세종이 어리석은 백성을 불쌍히 여겨 만든 최고의 문자가 한글이라고 가르친다. ‘한글, 불편한 진실’은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한글 신화’의 불편한 진실을 얘기한다. 저자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명예교수는 방대한 한문학 텍스트에 바탕을 두고 풍속·사회·음악·미술 분야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저서들을 펴내고 있다. 저자는 한글이 백성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말한다. 조선 시대 백성의 절대다수는 농민이었다. 일년 열두달 노동에 시달리는 농민과 여성의 일상에 한글이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책은 귀했고, 종이는 비쌌다. 한글 보급을 위해선 사용법을 담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많이 인쇄해 민중이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배포해야 한다. 하지만 해례본을 대량으로 출간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 세종이 한글을 널리 보급할 생각이 없었다는 얘기다.광고 저자가 깨뜨리려 한 ‘한글 신화’ 가운데 가장 뜻밖인 것은 백성보다 사족(양반)이 한글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양반의 어린 자제에게 한자를 가르칠 때 한글은 대단히 유용한 도구로 쓰였다. 한글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한 이들은 민중이 아닌 지배계급이었던 셈이다. 책은 한글 창제 원리나 과학적 우수성에 딴지를 걸지 않는다. 다만 국수주의에서 벗어나 세종과 한글을 놓고 객관적인 이해를 촉구할 따름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