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앞에서 ‘대한항공 성희롱 피해자 낙인·고립·괴롭힘 규탄 및 노동청 진정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광고“사람들은 말했습니다.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으니, 이제 그만 잊으라고. 출근하고, 월급 받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라고. 그런데 제가 돌아간 자리는, 판결 이전과 조금도 달라져 있지 않았습니다.”(대한항공 성폭력 피해자)9년 전 상사에게 성폭력을 겪고,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회사와의 5년 소송 끝에 피해를 인정받은 대한항공 직원 장유정(가명)씨가 회사 복귀 후 겪은 직장 내 괴롭힘과 2차 가해를 조사해 달라며 16일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으로 돌아간지 1년 여 만이다.피해자와 연대 중인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서울여성노동자회, 재단법인 호루라기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 장씨는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제도가 없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 그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방향 때문에 무너진다”면서 “인사부서는 복귀일을 통보했지만, 그 부서의 임원은 자신은 동의한 적 없다며, 자신이 직접 면접하기 전에는 저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광고장씨는 2017년 상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2019년 회사에 가명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정식 조사와 징계를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 대한항공은 가해자를 징계 처리하지 않고, 사직 처리 했다. 이에 장씨는 2020년 법원에 회사가 사용자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고용노동부 서울중부지청에 남녀고용평등법·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중부지청은 2021년 시정지시와 과태료 처분을 내렸고, 2024년 대법원은 소송 5년 만에 장씨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확정했다. 2022년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으로 인한 중증 우울증 산업재해 승인도 받았다.대법원 판결 후 장씨는 2025년 4월 회사로 복귀했다. 그러나 장씨와 단체들에 따르면, 복귀 이전부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장씨는 인사팀과 사전에 합의한 부서 대신 다른 부서로 발령받았으며, 부서장은 직접 면담을 요구했다. 부서장은 면담 자리에서 “회사랑 소송을 통해 길게 분쟁해 왔고 정서적으로 회사랑 반대편에 있었던 사람”, “3개월은 지나야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원들의 시선이 정리될 것”, “부서 내 편입을 위해 일정 기간 검증이 필요하며, 본인(부서장)과 맞지 않으면 퇴출시킬 수 있다”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복귀 이후에도 “장씨가 업무용 단체대화방에서 유일하게 배제되고, 팀장의 부당한 업무 지시 등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겪어 왔다”고 전했다.광고광고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서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 성희롱 피해자 낙인·고립·괴롭힘 규탄 및 노동청 진정 기자회견’이 끝나고 참가자들이 진정서를 접수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결국 장씨는 올해 2월 부서장의 2차 가해 발언과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해 회사에 조치를 요구했다. 그 과정과 결과는 장씨의 기대와는 달랐다. 김세정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여성노동인권분과장은 “사측은 장씨가 신고 행위로 삼지도 않은 사안을 조사하겠다며 40여 명의 부서원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비밀 누설 금지 의무’를 노골적으로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회사는 장씨의 신고가 ‘법적 의미의 2차 가해 및 보호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통상 노동청은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사건을 조사하고, 직원과 직원 사이의 사건은 사내 조사에 맡긴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회사가 ‘비밀 누설 금지 의무’를 어겨 노동청 진정 대상이 됐다는 것이 노무사들의 설명이다.장씨는 “저는 복귀한 뒤, 약속받은 일을 받지는 못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아무도 맡고 싶어하지 않는 업무를 맡았고, 주어진 일에서 누구보다 좋은 성과를 내려 애썼다”면서 “어쩌면 그것은 제게 주어진 기회가 아니라 저를 시험하는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대법원의 판결조차, 그것을 따를 마음이 없는 리더 앞에서는 한 장의 종이에 불과했다”고 토로했다.광고장씨를 대리하는 김유경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회장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낙인찍기를 공공연하게 자행하는 기업, 그 상황을 방조하고 오히려 악화시키는 구성원들, 조직의 문제를 언급한 직원을 철저히 고립시키는 회사를 바꾸려면 법률 대응은 시작일 뿐, 조직과 사회 전반의 인식과 시선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짚었다.대한항공은 장씨가 회사 복귀 뒤 겪은 2차 가해에 대한 진정서 제출과 관련한 회사 쪽의 입장을 묻는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손지민 기자 sjm@hani.co.kr
“성폭력 신고 7년 만에 돌아간 대한항공서 2차 가해”…피해자 노동청 진정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으니, 이제 그만 잊으라고. 출근하고, 월급 받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라고. 그런데 제가 돌아간 자리는, 판결 이전과 조금도 달라져 있지 않았습니다.”(대한항공 성폭력 피해자) 9년 전 상사에게 성폭력을 겪고, 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