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게티이미지뱅크 광고“지난해 5월부터 (가해자가) 손을 잡는다거나 팔짱을 끼는 신체 접촉이 있다가 10월부터는 억지로 껴안고, 입을 맞췄다. 밤샘근무 후 군대 생활관에서 자고 있는데 팔베개를 하며 자장가를 불렀고, 저를 들어 올려 몸 위에 올리는 등의 강제추행이 지속됐다.” (피해자 ㄱ씨) 군부대에서 간부가 병사를 지속적으로 강제추행한 사실이 신고됐지만 중대장이 이를 묵인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고, 피해자를 도운 중간 간부를 상대로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대 내 성폭력 발생을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사건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지휘관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은 경기도 한 육군 부대에서 하사(남성)가 상병(남성)을 강제추행한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상병 ㄱ(22)씨는 한겨레에 “(강제추행) 피해가 있을 때마다 손을 뿌리치거나 몸을 밀어내고 자리를 뜨는 등 강하게 저항했지만 가해자를 멈추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광고 ㄱ씨의 피해는 지난 1월23일 처음으로 부대에 신고됐지만, 제대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소대장 ㄴ씨는 “피해자·가해자 면담 뒤 사안의 심각성을 알게 되어 중대장을 찾아가 보고했지만 20여일 동안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군 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에 따라 중대장은 피해자에게 성희롱·성폭력 고충처리 절차를 안내하고 성고충센터에 보고해야 했다. 중대장이 피해 사실을 묵인하던 중 추가 피해도 발생했다. 상병 ㄱ씨는 “분리되지 않은 가해자는 2월5일 신고자가 누군지 찾겠다며 폭언을 하고 다른 병사 2명을 폭행했다. 너무 무섭고 불안해 자살 충동까지 일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가해자가 ㄱ씨 옷 속에 손을 넣고 껴안는 등 추가 추행도 발생했다. 소대장 ㄴ씨는 이날 추가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중대장에게 바로 보고했지만 중대장은 역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ㄴ씨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추행하는 장면을 제가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을 다시 찾아갔지만 ‘바쁜데 꼭 지금 얘기해야 하나’ 등의 무덤덤한 반응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광고광고 소대장이 대대장에게 직접 보고를 한 2월13일 이후에야 이 사건은 성고충센터에 신고됐지만 ‘2차 가해’는 계속됐다. ㄱ씨는 “2월19일 간부 술모임에 가해자도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이 신고자가 누구인지, 제가 어떤 진술을 했는지 등을 이야기했다”며 “(술자리가 있었던) 19일 밤부터 20일 오전까지 가해자의 부재중 전화가 11통에 달했다”고 말했다. 최초 신고 한달이 지난 2월27일에야 가해자가 다른 부대로 전출되면서 ‘피해자-가해자’ 분리가 이뤄졌다. ㄱ씨는 부대의 성폭력 사건 처리가 미흡해 피해가 가중됐다며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그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기분이 들었다. 스트레스로 살이 일주일에 5㎏씩 빠졌다”며 “지금도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잔다.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ㄱ씨를 도왔던 소대장 ㄴ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다. ㄴ씨는 “부대에서 ‘내부고발자’로 찍힌 상황이다. 지휘관들이 말을 걸지 않고 업무를 주지 않아 출근해 그냥 앉아 있다가 퇴근한 적도 있다”며 “인사평가도 생전 받아본 적 없는 디(D)등급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면 누가 나서려고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광고 전문가들은 신고가 이뤄져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사태를 막으려면 묵인한 지휘관의 잘못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숙경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장은 “소대장 보고를 받고도 중대장이 사건 처리를 지연시키고 2차 가해까지 한 것은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배순선 김포성폭력상담소장도 “사건을 올바르게 처리하지 않은 지휘관들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육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강제추행 사건은 경찰에 이첩돼 수사 중”이라며 “사건을 보고받고도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지 않은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은 2차 가해로 신고돼 조사가 끝났다. 징계위원회 회부 등 규정과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 향후 피해자 보호조치 및 성고충 처리절차 교육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