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울산 중구에 있는 근로복지공단 본부 전경. 근로복지공단 제공 광고근로복지공단의 지난해 산업재해 불승인에 대한 행정소송 패소율이 최근 6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소 원인의 절반 이상이 ‘법령 해석 차이’로 산재 노동자나 유가족의 고통과 직결되는 근로복지공단의 협소한 산재 인정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겨레가 입수한 근로복지공단의 ‘2025년도 소송상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의 행정소송 패소율은 23%로 5년 전인 2020년(13.1%)보다 9.9%포인트 올랐다. 2020~2023년 4년 동안 13%대였던 근로복지공단 산재 불승인 등 취소 소송 패소율은 2024년 18.7%로 전년 대비 5.1%포인트 오른 뒤 지난해 또 4.3%포인트 올랐다. 행정소송의 대부분은 산재를 당한 노동자나 그 유가족이 제기하는 산재보험 급여 관련 사건이다. 지난해 행정소송 5332건 가운데 96.6%인 5149건이 산재보험 급여 관련 행정소송이었다. 또 소송의 73.5%인 3919건은 진폐증, 척추·근골격계 질환, 뇌혈관·심장질환, 소음성 난청 등이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업무상 질병 관련 소송이었다.광고 이러한 수치는 공단과 산재 신청인 간 이견이 빈번하게 발생함을 보여준다. 산재 노동자나 그 유가족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인정을 받으면 치료비나 생계 지원 등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공단이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장해등급을 낮게 결정할 경우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패소 원인의 절반 이상은 법 제37조 1항의 ‘상당인과관계’ 등을 판단하는 ‘법령 해석 차이’인 것으로 드러나 근로복지공단이 법원보다 보수적인 기준으로 산재를 판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2023년에 근로복지공단의 주된 패소 사유는 법원의 의학적 신체감정 결과가 공단의 판정보다 높게 채택되는 등 ‘사실관계 및 증거 판단의 견해 차이’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법령 해석의 견해 차이’로 인한 패소가 50.2%로 절반을 넘어섰다. 예컨대 과로사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은 ‘주 52시간 업무시간 초과’ 등을 근거로 판단한다면, 법원은 ‘충분한 업무상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등을 포괄적으로 따져 판단한다는 것이다.광고광고 자료를 분석한 권동희 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 사람)는 “공단이 산재 승인에 있어서 법원보다 더 좁은 의학적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산재 심의·자문 과정에 의료 전문가를 넘어서 법률 전문가 등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소송 패소와 관련해 공단이 1심 패소 뒤 제기하는 상소(항소·상고)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 점도 눈에 띈다. 공단의 산재 불승인 결정을 취소하고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원심이 취소되는 비율은 2020~2023년에는 20%대를 유지했지만 2024년에는 11.9%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6%로 급락했다. 상급심에서라도 공단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비율이 매우 저조한 셈이다.광고 이에 대해 공단은 “공단은 의학적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업무 관련성을 판단하는 반면 법원은 산재보험의 사회보장적 성격을 고려해 규범적·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요 판례와 패소 사례를 분석해 산재 인정 기준과 업무처리 기준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