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마틴 루서 킹 l 조너선 아이그 지음, 장상미 옮김, 아르테, 4만8000원 광고‘킹이 등장하기 전까지 독립선언문과 미국 헌법에 담긴 약속은 공허했다.…그들은 총도 돈도 정치세력도 없이 싸웠다. 기독교적 사랑을, 비폭력주의를, 인류에 대한 믿음을 발판으로 삼아 혁명을 일으켰다.’ (본문 중에서) ‘마틴 루서 킹-분노를 전략으로, 민권에서 인권으로’는 최신 연방수사국(FBI) 기밀문서 등 새로운 자료들과 방대한 인터뷰를 통해 이 위대한 민권운동 지도자의 삶을 심도 있게 파헤친다. 킹은 단순한 ‘평화주의자’가 아닌 치밀한 ‘전략가’였다. 그는 소로, 다윈, 마르크스, 니체 등 다양한 사상을 철학적 무기로 삼아 비폭력 저항을 정교한 사회변혁 전략으로 발전시켰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버밍햄 시위, 셀마 행진 등 주요 운동에서 킹은 언론과 여론을 활용해 정치적 변화를 이끌었고, 이는 민권법과 선거권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책은 영웅 뒤에 숨은 인간 킹의 고뇌도 드러낸다. 그는 불안과 우울, 자기 회의 속에서도 투쟁을 멈추지 않았으며, 그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흑인’으로 규정한 FBI의 감시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다. 후기에는 인종 문제를 넘어 전쟁과 빈곤, 경제적 불평등까지 문제의식을 확장했다. 결함 많던 한 인물이 억압을 딛고 어떻게 시대를 바꿨는지를 보여주는 이 평전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정의와 저항의 의미를 묻고 있다. 책의 에필로그는 킹이 남긴 의미심장한 문장으로 끝난다. ‘깨어 새로운 관념에 적응하고, 방심하지 않고 변화의 도전에 응하는 능력에 우리의 생존 자체가 달려 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