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각)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의 2027 회계연도 국무부 예산안 검토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광고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각) 이란이 그동안 언급조차 거부해온 자국 핵 프로그램 관련 일부 쟁점들에 대해 협상할 뜻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대이란 제재 완화는 호르무즈해협 재개방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으며, 고농축우라늄 처분과 우라늄 농축 제한 또는 중단 등 핵 프로그램 관련 약속과 이행이 전제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연방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2027 회계연도 국무부 예산안 청문회에서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다. 그들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1년 전만 해도 언급조차 거부했던 핵 프로그램의 일부 사안들에 대해 협상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타결 전망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도 “반드시 합의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의가 오늘 이뤄질 수도, 내일 이뤄질 수도, 다음 주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루비오 장관은 종전 협상의 단계적 접근을 명확히 했다. 그는 “첫 번째 조건은 이란이 상선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호르무즈해협을 즉각 개방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가는 미국의 해상 봉쇄를 해제하는 것일 뿐, 제재 완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제재 해제 여부는 이란이 산속 깊은 곳에 숨겨둔 고농축 우라늄을 폐기하고 농축 활동을 중단하는 등 2단계 핵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과 이행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런 세부 합의는 “5일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팀이 30일, 60일, 90일 동안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이란이 우선 그 논의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광고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인 군사 작전이 이 같은 논의를 끌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한다면 신정 체제의 특성상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핵 보유 시) 호르무즈해협을 영원히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하며 전 세계를 인질로 삼을 수 있어 군사적 대응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핵을 가진 이란을 “북한과 같아지겠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버전이 될 것이고, 자금도 더 풍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을 방패 삼아 호르무즈해협을 영구 장악하고 헤즈볼라 등 테러 조직 지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취지였다. 미군의 공습 성과에 대해서는 “오늘날 이란 해군은 존재하지 않으며,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수년 내 훌륭한 낚시 명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드론은 제조가 용이한 탓에 이란이 여전히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 능력도 일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과의 협상이 지연되는 이유로 이란 내부 권력 구조의 혼선을 지목했다. 그는 “이란과의 협상은 스위스와의 협상과 같지 않다”며 “그들의 내부 체제가 다소 분열돼 있는 데다, 전령을 이용해야 하는 등 물리적인 제약까지 겹쳐 답변을 받는 데 3~5일씩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협상 대표들이 미국 쪽 제안을 최고지도자 주변의 위원회와 혁명수비대(IRGC) 등 권력 핵심에 다시 가져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광고광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서는 “그가 아직 살아 있다는 정황들이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개전 초기 부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를 숨지게 한 공습에서 중상을 입었다. 그는 모즈타바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 체제 내 여러 지도자에게 일어났던 일을 고려하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내부적으로 권장되지 않는 일일 것”이라고 했다. 또 그의 의사소통은 ”서면과 중개자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그가 국정 의사결정에 “점점 더 관여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진행 중인 해상 봉쇄에 대해 이란이 휴전 당시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기로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선박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세상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봉쇄로 인해 이란이 “매일 수억 달러의 수입을 잃고 있다”고 했다.광고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정책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호르무즈해협이 닫힌 것은 미국이 이란에 군사행동을 했기 때문”이라며 “이 전쟁과 봉쇄 결정으로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 전체가 이란과의 합의 여부에 인질로 잡혔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부가 합의 임박 신호를 계속 내보내면서도 구체적인 협상 조건을 밝히지 않아 미국 소비자들이 그 불확실성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