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공동취재사진광고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가 발생한 56동 세척공실에서 사고 전 배기장치 교체 필요성이 거듭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 ‘화약은 물에 약해 위험성이 낮다’던 회사 쪽은 하루 만에 “(세척장 사고 위험을) 안일하게 판단했다”며 태도를 바꾸는 등, 부실한 ‘위험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김병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노조위원장은 2일 한겨레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노사 협의체에서 안전과 환경 개선 건의 사항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며 “56동 세척공실 근무자들의 건의를 받아 국소배기장치 교체와 확대도 요구했다”고 밝혔다.국소배기장치는 유해가스·증기·분진을 내보내는 설비로, 작동하지 않거나 용량이 부족하면 가연성 유증기가 실내에 쌓일 수 있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국소배기장치를 바꿨으나, 56동 근무자들은 지속적으로 냄새 문제를 제기하며 대형 환기시설로 교체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달에야 대형 환기시설 구매 방법을 정하고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던 중이었다.광고2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안으로 경찰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전날 사상자 7명이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 합동 감식이 이날 진행됐다. 연합뉴스전문가들은 폭발 사고가 미세 입자나 정전기·스파크 요인으로 일어났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환기와 배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증기가 축적되고, 작업복이나 장갑, 바닥 등에서 발생한 정전기가 점화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56동에선 로켓 추진제 생산에 쓴 각종 설비와 도구를 세척하는 작업이 이뤄져왔다. 설비·도구에 묻은 복합 고체 추진제(화약 연료)를 물에 희석한 강력 탈지 세척제로 닦아내는 작업이었다. 사용된 세척제는 석유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가재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은 이날 대전 유성구청에서 열린 관계기관 합동브리핑에서 “(세척장 위험 관리에 있어) 우리가 좀 나이브(안일)했지 않았나 싶다. 타성과 관성에 젖어 기존의 작업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수십년 된 관행에 따라 일한 것이 뼈저린 실패의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광고광고전문가들은 연료와 산화제가 뒤섞인 고체 추진제는 세척 과정에서도 폭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석유 성분의 세척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작업장의 환기나 정전기 방지 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세척조(세척용 탱크)는 제때 교체했는지 등이 사고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고체 추진제를 물로 세척한다고 그 자체로 폭발성이 약해지지 않는다. 고체 추진제는 점성과 접착력이 매우 강한 화약 성분 물질이다. 추진제를 용기에 충전하고 설비·도구에 남은 잔류 물질을 세척하고 제거하는 공정에서도 미세 입자나 정전기·스파크 요인에 의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고위험’ 작업”이라고 설명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3년 7월부터 2028년 9월까지 대전사업장에 1092억9100만원 규모로 생산·검사 설비 신설 및 증설과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다. 실제 추진제 생산 라인 증설이 진행돼 올해 대전사업장 계약 물량도 지난해보다 약 10% 늘어났다. 그러나 세척장 증설이나 설비 확충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회사는 2018년과 2019년 연이은 폭발 사고로 8명이 숨지자 환경 안전 자동화에 투자했다고 한다. 하지만 화약이 묻은 공구를 세척하는 공정은 기술적 한계를 이유로 수작업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광고또 폭발 사고가 난 56동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설치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지 20㎏ 규모의 소화기 1대만 비치돼 있었다. 폐회로텔레비전(CCTV)도 설치되지 않았다. 소방당국과 경찰 등은 이날 합동 현장 감식에 나섰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2018·2019년 폭발 사고 뒤 두차례 고용노동부 특별감독에서 총 568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5명이 숨진 2018년 사고 뒤 486건이 적발됐는데 3명이 숨진 2019년 사고 뒤 조사에서도 82건이 적발됐다. 22년 동안 과태료 부과는 총 350건으로, 납부 금액은 3억8761만원에 이른다.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사례와 관련해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업장을 추려 따로 보고해달라”고 고용노동부에 지시했다.최예린 김중곤 장현은 권효중 서영지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