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한겨레는 창간기획 시리즈 ’살아야 살린다―태안에서 지역불균형을 묻다’를 위해, 충남 태안 지역을 40여일 동안 밀착 취재했다. 지난 4월 태안 남면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광고황예랑 | 디스토리팀장 언론도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독자가 읽지 않는 기사는 쓸모가 없다. 종이신문에 공들인 기사를 실어도, 예전처럼 많은 독자에게 닿지 못한다. 디지털에선 조회수(PV)를 올리는 효율이 중요하다. 그래도 여전히 언론은 ‘좋은’ 기사를 꿈꾼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걸음 더 들어가 취재하려 애쓴다. 디지털에서 글·사진·영상·그래픽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일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독자에게 가닿기 위한 몸부림이다.한겨레는 지난 3월 ‘디스토리’팀을 신설했다. 디스토리는 ‘깊이 있는 스토리를 발견하고(discover), 숨어 있는 이야기를 파헤친다(dig)’는 뜻을 담은 탐사기획팀의 새 이름이다. 디스토리팀은 지난달 한겨레 창간 38돌을 맞아 ‘살아야 살린다―태안에서 지역불균형을 묻다’ 기획시리즈를 연재했다. 신문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페이지(https://campaign.hani.co.kr/regional-extinction-crisis), 영상 다큐(https://www.youtube.com/watch?v=LIm_0-FeC1E)도 제작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불균형, 인구 감소라는 국가적인 의제에 집중해보자는 의도였다.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언론이 많이 다뤄, 뻔해 보일 수 있는 주제라는 점이었다.광고우리는 효율성이라는 잣대를 내려놓기로 했다. 하나의 지역에 집중해, 깊고 오래 파고드는 방식을 선택했다. 무대는 충청남도 태안군. 지역 경제를 떠받치던 석탄화력발전소가 지난해 12월부터 폐쇄되기 시작해, 산업 재편과 인구 감소라는 이중의 위기에 처한 지역이다. 기자 셋이 40여일 동안 태안을 오가며, 때론 오래 머무르며 201명을 인터뷰했다. 지역 주민들의 삶에 밀착할 때, 복잡하고 다층적인 문제의 진짜 ‘단면’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실제로 살아야만 알게 되고, 보이는 것들이 있다. 도시, 그것도 서울에 사는 탓에 미처 생각지 못한 감각이다. ‘보검 매직컬’은 시골에 요긴한 서비스였다. 마을 어르신들은 집 주변에 미용실이 없어 몇달에 한번씩 ‘빠마’를 하러 읍내에 나가는 게 큰 외출이다. 원장 1인 미용실은 주방을 옆에 두고 3만원에 머리도 볶아주고 점심까지 내어준다. 단골손님 서비스다. ‘방과 후 태리쌤’은 시골 학교 곳곳에 있었다. ‘작은 학교’ 아이들에겐 열정적인 선생님이 선물 같은 존재다. 저녁이면 버스가 일찍 끊겨, 친구와 만나기도, 학원 다니기도 힘든 아이들에겐 학교가 온 세상이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 속 마법 같은 시간은 효율을 따지는 현실에선 이어지기 어렵다.광고광고어떤 ‘없음’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태안에는 스타벅스가 없다. 100% 직영점인 스타벅스 매장은 철저하게 계산된 곳에만 문을 연다. 주변에 기업이나 대학교, 공공기관이 있는지, 유동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를 따진다. 그래서 스타벅스 매장 분포를 보면, 지역 불균형이 보인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2158곳) 중 60.9%(1316곳)가 수도권에 있다. 서울 강남구에만 매장이 100곳인데, ‘군’ 단위에 있는 매장은 22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관광지이거나 충남도청이 있는 홍성군, 전남도청이 있는 무안군 등 특수한 경우에만 해당한다.스타벅스와 달리, 지역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집 주변에 병원과 약국이 없으니 아프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마을에 학교가 없으니 젊은 사람들이 떠난다. 자가용이 없으면 마을에 하루 네댓번 오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미용실과 목욕탕 가는 것이 큰마음 먹어야 하는 외출이 된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이 없다는 것은, 인간답게 살 권리를 무너뜨린다. 살아야 할 이유보다, 살지 못할 이유가 더 많아진다.광고6·3 지방선거라는 무대에서 지역 불균형과 인구 감소라는 의제가 좀 더 주목받기를 바랐다. 하지만 살아야 할 이유가 되는 일자리, 의료, 학교, 대중교통의 문제는 선거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래도 우리는 ‘조명이 꺼진 무대’를 계속 비출 것이다. 보이지 않던 삶들을 보이게 하기 위하여. 그것이 언론이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는 방식이다.yrcomm@hani.co.kr▶생생한 취재 기사와 사진, 영상 등을 담은 디지털 인터랙티브는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https://campaign.hani.co.kr/regional-extinction-crisis광고
언론의 ‘무가치함’을 묻다 [한겨레 프리즘]
황예랑 | 디스토리팀장 언론도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독자가 읽지 않는 기사는 쓸모가 없다. 종이신문에 공들인 기사를 실어도, 예전처럼 많은 독자에게 닿지 못한다. 디지털에선 조회수(PV)를 올리는 효율이 중요하다. 그래도 여전히 언론은






